“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 인정한 재판장 교체…후임 함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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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0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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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53)의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공모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했다고 잠정 결론 내린 재판장이 교체된다.

서울고법은 10일 김 지사 항소심 사건을 심리 중인 형사2부 재판장이 차문호 부장판사에서 함상훈 부장판사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정기인사부터 적용된다.

서울고법은 “본인의 희망, 종전 담당업무, 형평성, 기수 안배, 업무 연속성, 의전 서열, 서울고법 근무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김 지사 재판부는 법원 내 진보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주심 김민기 판사만 그대로 남게 됐다. 차 부장판사는 이날 인사로 서울고법 민사16부로 이동했고, 좌배석판사인 최항석 판사도 앞선 인사에서 광주고법으로 전보됐다.

관례상 법원은 형사부에서 2년을 근무하면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한 보직을 변경해 준다. 차문호 부장판사와 최항석 판사는 판사들의 통상 보직 기간인 2년을 채웠다. 김민기 판사는 형사부에 온 지 1년 지났다.

하지만 특검 측에선 “선고를 앞두고 이뤄진 재판부의 교체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고 이날 한 매체는 전했다.

김 지사 항소심 선고는 애초 지난해 12월 24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1월 21일로 변경됐고, 이후 추가 심리를 위해 재판부 직권으로 항소심 변론이 재개됐다.

차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변론을 재개하면서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사실관계는 인정된다고 밝혔다. 차 부장판사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 지사 주장과 달리 특검이 상당 부분 증명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를 공범으로 볼지 여부 등에 대해선 “다양한 가능성과 사정들이 성립 가능한 상황이라 추가 심리를 더 하지 않고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했다.

김 지사 항소심 15차 공판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재판은 새로운 재판장인 함 부장판사가 심리하게 된다.

새로 온 함상훈 부장판사는 2018년부터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를 맡아 오다가 올해 고위법관 인사에서 서울고법으로 돌아와 형사부를 맡게됐다.

선고가 두 번이나 연기되고 재판부 일원까지 상당수 바뀌면서 김 지사 사건 선고는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바뀐 재판부가 지금까지 재판 기록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차 부장판사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사실관계는 인정된다고 이례적으로 밝힌 만큼, 새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 조작단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관계가 인정되는 지 등 남은 논점에 대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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