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넘긴 필리버스터…권성동 “선거법, 걸레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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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4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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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19.12.23/뉴스1 © News1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19.12.23/뉴스1 © News1
3년여만에 재연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24일 오전 현재 13시간을 넘겨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는 25명 정도의 의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중간 중간 신경전을 벌였고, 일부 의원들은 밤새 진행된 필리버스터로 피로를 호소하며 졸거나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화장실에 자주 갈 수 없는 상황을 걱정(?)하며 필리버스터에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에게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틈틈이 당부하는 웃지못할 장면도 나왔다.

오전 6시23분쯤 세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 밤 기습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듣보보도 못한 듣보잡”이라며 “선거법을 누더기로, 걸레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오전 11시18분까지 5시간 가까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권 의원은 법안을 상정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문희상씨”라고 존칭을 빼고 부르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말 제대로 된 의장이 맞느냐. 아들 공천 주려고…”라며 격분했다. 권 의원은 문 의장을 겨냥해 “아무리 민주당 출신 의원이고, 아들에 의원직을 세습하고 싶어한다”며 “찬성하는 사람한테만 발언권을 주는 해괴망측”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의장이 공정하지 못하니까 우리가 비판하는 것”이라고 분개하자,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의장 오라고 하라. 어디갔냐. 들어야 된다”며 “국회법 해설서를 쓰레기통에 넣고 국회를 깍두기로 만들었다”고 거들었다.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한목소리로 “문희상 의장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법 개정안이 원안보다 후퇴한 데 대해서도 “결국 국민들은 연동형 비례대표나 준연동형이 뭔지 캡(cap)이 뭔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의롭지 않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뭐라고 했냐.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얼마나 국민을 개무시하는 태도냐”라고 일갈했다.

이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항의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정의당은 말하지 말라”고 고성으로 응수했다.

“여당이 폭거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권 의원은 “바보가 아닌 이상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20석을 더 얻을 수 있는 비례한국당을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 4+1협의체를 겨냥해 “여러분들의 야합은 괜찮고 우리가 제도의 허점을 파고 들어서 비례한국당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나”라며 “자기의 허물은 생각지도 않고 남을 헐 뜯으며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자리를 뜰 수 없는 필리버스터의 원칙상 웃지 못할 화장실 문제도 거론됐다.

권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8시45분쯤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주승용 부의장에게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주 부의장이 고민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필리버스터 도중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소리쳤고, 이에 주 부의장은 “화장실에 빨리 다녀오세요”라고 허락했다. 권 의원이 화장실에 간 사이 본회의장에 남아있던 한국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서로를 향해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다”, “가슴에 손을 얹어보라”며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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