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軍, 지대공 미사일 ‘천궁’ 교육장비 중복 구매로 88억 낭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30일 16시 06분


軍 전력화지원요소 과정 전반 감사결과 발표
"육군·해병, 천무사업 구난차·유조차·지게차 중복구매"
"합참, 필요성 검토 없이 불필요 장비 도입…주의 요구"

공군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의 정비교육 장비를 중복으로 구매해 90억원 가까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력화지원요소 등 획득실태 기동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14년 12월 천궁 후속 양산 계약을 진행하면서 기존에 적합 판정을 받은 ‘컴퓨터 기반 교육훈련 보조장비’(CBT)를 사용하지 않고 유사한 신규 장비를 추가로 포함했다.

공군은 기존 장비에 문제가 없는데도 A 회사로부터 ‘신규 장비를 천궁 양산사업에 반영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방사청에 신규 장비를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방부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에 보면 전력화지원요소에 대한 추가 소요는 소요군의 건의에 따라 합동참모본부의 필요성 검토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방사청 역시 A 회사로부터 동일한 요청을 받은 뒤 합참의 필요성 검토를 받지 않았다. 기존 장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신규 장비 사업비를 예산에 포함했다.

이로 인해 2014년 12월 천궁 후속 양산 계약에 신규 정비교육 장비 예산 87억8000만원이 반영됐다.

감사원은 방사청장에게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직원의 비위 내용을 인사 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하고, “이미 개발된 기존 장비에 문제점이 없는데도 불필요하게 구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공군참모총장에게는 “기존 장비에 문제가 없는데도 합참의 필요성 검토도 거치지 않고 신규 장비를 요청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대지 다연장로켓 ‘천무’ 사업 과정에서도 합참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불필요하게 장비를 중복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과 해병대는 2014년 3∼4월 천무의 전력화지원요소로 10t 구난차, 2.5t 유조차, 지게차 등을 방사청에 요청하면서 다른 사업과의 중복 여부나 합참의 필요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방사청은 이때도 합참의 검토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육군과 해병대가 요청한 대로 천무 양산계획에 반영했다.

육군은 구난차 5대·유조차 9대·지게차 16대를, 해병대는 구난차 2대·지게차 2대를 편제 기준보다 초과 배치했다.

더욱이 천무를 운영하는 부대에 배치한 10t 구난차로는 천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인양하거나 견인할 수 없고, 실제 사용한 실적도 없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육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에게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불필요하게 장비를 요청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필요한 부대에 재배치하도록 통보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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