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상임위 갈등까지…‘난기류’ 빠진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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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7일 2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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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의 경제보복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7/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의 경제보복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7/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이 ‘난기류’를 만난 모양새다. 지난 2월27일 황교안 당대표 취임 이후 지속되던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며,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의원들간 갈등이 표출되는 등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한국당의 정당지지율은 28.2%를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보다 2.4%p 하락한 것이며, 황 대표 취임 직전인 2월3주차(26.8%) 이후 4개월여만에 최저치다.

리얼미터의 주간집계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5월2주차 34.8%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정체기를 거쳐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도 5월2주차 1.6%p까지 좁혀졌다가 7월1주차 15.3%p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국회정상화’ 국면과 연관이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당의 구심점이자 보수진영 유력 대권잠룡인 황교안 대표는 취임 초기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을 통해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며 보수 지지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광폭행보가 계속될수록 ‘합장 거부’ ‘아들 스펙-취업’ 발언 등 언행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됐다. 원외인사인 황 대표로선 장외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계속된 논란에 외부일정을 줄이고 당 내부 단합에 치중하고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각종 사안에 대한 내부 잡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 황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5일 끝내 경선까지 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직, 박순자 현 위원장의 교체거부로 현재까지 정리되지 않고 있는 국토교통위원장직 등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집안싸움’이다.

이번 일이 한국당의 계파 갈등을 재발시킬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김재원 신임 위원장과 황영철 전 위원장이 각각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복당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개인의 이해관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되며 갈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친박계가 주요 당직을 꿰차는 등 주류세력으로 재부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정 계파의 당권 장악이 현실화될 경우 황 대표가 총선승리를 위한 핵심과제로 내건 혁신 작업 또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News1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News1

기성 세력의 양보와 희생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인재 영입과 물갈이 등 인적쇄신 작업이 난항을 겪게 될 공산이 크고, 황 대표가 반발과 이탈을 무릅쓰고 혁신을 강행할 경우 당내 주축 기반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당은 계파갈등이 저변에 깔려있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다투는 정파들”이라며 “공천이 시작되면 갈등이 확산될 수 있는데, 황 대표가 이것을 잘 제아할만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나 원내대표 또한 한국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철회’에 준하는 성과는 남기지 못한채 국회에 복귀하면서 김빠진 결과를 초래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이 과정에서 원내교섭단체 여야 3당의 당초 합의안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이 불발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당의 대정부 비판에 대한 대중적 주목도또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다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한국당 지도부가 문재인 정권 비난에만 매몰되고 냉전적 사고로 일관하다보니 스스로 방향성을 잃은 것이다. 발언 논란 등이 반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장외투쟁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민심 확보, 중도층 외연확장으로 이어지긴 힘든 이유”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t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5.0%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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