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남 가까워지면 미군 있을 구실 없어” 김혁철 과거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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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0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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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주스페인 대사 재직 시절 강연회 발언 주목
南 새저부 출범 앞두고 “남북관계 협력 용의” 발언도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운데)가 지난 2017년 주스페인 대사 재직 시절 스페인 인민공산당 발렌시아 지구당 간담회 강연회에서 강연하는 모습.(유튜브 캡처) 2019.02.20. © 뉴스1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운데)가 지난 2017년 주스페인 대사 재직 시절 스페인 인민공산당 발렌시아 지구당 간담회 강연회에서 강연하는 모습.(유튜브 캡처) 2019.02.20. © 뉴스1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 협상 대표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지난 2017년 공개 석상에서 “미국은 북과 남이 가까워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북과 남이 가까워지면 미군이 남조선에 있을 구실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같은 발언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안건으로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특별대표는 지난 2017년 4월 주스페인 대사 재직 시절 가진 스페인 인민공산당 발렌시아 지구당 간담회 강연회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 유튜브에 강연회 동영상이 오른 것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강연회에서 김 특별대표는 “미국은 북과 남이 가까워지려고만 하면 빗장을 지르고 일을 못하게 긴장 조성한다”라고 비난했다.

또 한국 전쟁은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며 “우리 인민은 미제를 반대하고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을 승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전협정이 체결됐으나 기술적으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김 특별대표는 대북 제재에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우방’이 찬성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중국과 러시아와는 전통적으로,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역사적인 선린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이웃과의 관계를 자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호혜의 원칙 속에서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형제끼리도 의견 차이가 있는데 다른 나라끼리 의견 차이는 없을 수 없는 것”이라며 “핵을 가진 큰 나라들은 다른 나라들이 핵을 못 가지게 하려는 일치된 입장이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시기에 이뤄진 강연회에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 특별대표는 과거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우리민족끼리 나라의 통일을 이루자는 합의가 이뤄졌었고 북남 사이에 경제 협력 등이 많이 이뤄졌다”라며 “친미, 보수적인 남조선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북남 사이 합의가 무시되고 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2016년) 남조선에서 친미적인 대통령을 반대하는 전국민적 시위가 있었다”라며 “우리는 앞으로 나라의 민족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과 적극 협력해 갈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 특별대표가 북미 관계에 관여하는 직책이 아닌 주스페인 대사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과, 북한 정권의 기조가 경제 건설, 대화 등으로 바뀌기 전인 2017년 이뤄진 강연이라는 점에서 해당 발언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북미 협상의 실무 대표자로 나서는 그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 대북 제재 문제에 있어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입장과 결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는 면에서 향후 협상에서 그의 발언과 행보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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