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1차와 다른 세가지…1박2일·실질성과·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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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7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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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싱가포르 회담은 당일치기…이번에 1박2일
비건-김혁철, 평양 회담…미중정상회담 연쇄 개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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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1박2일로 열리고, 얼굴이 바뀐 실무협상팀이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1차 정상회담 때와 달라진 지점이다. 또 북미·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지난해 6.12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당일치기로 열렸다.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일 오전 8시(현지시간) 조금 넘은 시각에 숙소에서 빠져나와 회담장인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로 향했다.

회담은 36분간 단독 회담에 이어 100여분 간의 확대 회담으로 진행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실무오찬을 함께 한 뒤 짧은 산책을 했다. 이어 합의문에 서명한 뒤 헤어졌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댄 것은 채 4시간이 되지 않았다.

2차 회담은 1박2일로 잡혔기 때문에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회담 이외에 두 정상이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오찬 뒤 진행된 산책은 1분여에 불과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평양에서 하는 것도 회담 성과에 양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성김 주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벌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대화를 하려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려고 하는 것 같다. 비건 대표가 평양에 간 것도 그렇고 1박2일도 그렇다. 미국으로선 북한을 설득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무협상 팀의 얼굴이 바뀐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았고,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는 최선희 부상보다 훨씬 유연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제1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은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 간에 진행되었다. 그런데 성 김과 최선희 모두 비핵화 협상 관련 양국 지도자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미중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중국 변수가 북미 회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 시한이 3월 1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미중 회담은 북미 회담에 앞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방송사 앵커들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에서 열릴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달 말 해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북한 무역의 93%가 중국을 통해 이뤄지는 현실을 언급하며 “중국이 무역전쟁 때문에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북한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지난달 10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두 정상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중,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만큼 남북미중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와 달리 최근 들어선 종전선언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 협상을 언급한 점을 들어 미측에 평화협정 협상 개시를 요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편 북미가 2차 회담 기간을 늘리고, 실무협상 담당자와 방식을 바꾼 것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역사적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미국 조야로부터 강한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정가에 퍼져 있는 대북 협상 회의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결정했고, 그 조건을 갖추기 위해 이전에 자위 수단이던 핵무기를 협상카드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상반기에 제재가 어떤 식으로든 풀려야 북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개발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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