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의 장성급 인사기밀 자료 분실 및 청와대의 군 인사개입 의혹 규명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가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파행으로 끝났다.
여야가 논의 안건은 물론 의사일정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주요 군 관계자들도 불출석하면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야(野) 3당 상임의원들의 성토만 오갔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만나서 총장의 인사추천권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역대급 인사문란에 해당한다”며 “인사에 영향을 미친 대령이 장군으로 진급했고 여러 인사문서를 분실했기 때문에 역대급 인사문란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적으로 상임위 열어서 진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행정관이) 잃어버린 문건에 동그라미, 세모, 별표 표시가 있다고 한다”며 “정모 전 행정관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 (육군참모총장을) 만나러 갔는지 명확하지 않고, 문건을 분실한 건지, 도난당한 건지, 이게 다 청와대 책임이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중로 의원도 “이번 사건의 전체적인 과정을 보면 기가 차지도 않는다. 자괴감까지 생긴다”며 “국정농단, 안보농단으로 어떤 변명과 합리화를 하더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질타했다.
그는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역대 총장 중 제일 훌륭한 총장으로 인식하고 실력 있고 육군개혁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받는데 이번 행동으로 인해 완전히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며 “지금 순간이라도 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50만 군인이 총장을 보는 눈이 어떨까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군 인사에 파벌인사 등 불편한 진실들이 있다”며 “군사기밀 자료 유출이 과연 어떤 경위로 이뤄졌고 그 자료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행정관 면직과정은 제대로 이뤄졌고 책임은 제대로 졌는지, 인사 외압이 존재하는지, 육군참모총장이 인사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외부에서 유력 인사를 접촉하고 특정 군인을 만난 처사는 적절한 것인지 등에 대해 당연히 상임위를 열어 따져볼만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야3당이 요구한 회의를 여당이 수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집권당은 어떤 당보다 대한민국 안보와 국방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더 책임 있게 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의원은 “지금까지 나온 사항으로 볼 때 육군참모총장이 큰 역할도 못하는 5급 행정관과 카페에서 만나 무슨 논의를 했는지, 왜 만났는지, 어떤 경위로 만났는지 궁금하지 않느냐. 거기에서 분실된 문서가 군 장성 인사관련 주요 문서일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데 궁금하지 않느냐”며 “이것은 야당보다 집권여당이 나서 규명할 문제라고 본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이 이 논의를 방해함으로서 오히려 정쟁의 틀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BH(청와대) 공식문건도 아니고 행정관이 임의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판에 마치 군 공식 문건인 것 마냥 확대되고 있어 오해가 불식되지 않고 확대되는 것 같다”며 “청와대 행정요원이 해야 할 일이 있고 비서관과 수석이 해야 할 역할이 있지 않나. 비서관이 행정관에게 메신저로서 심부름시키는 일도 있는데 그게 확대 재생산되고 오해가 확대됐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측 입장을 옹호했다.
국방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민홍철 의원도 “회의를 소집하게된 것에 대해 여야 합의가 없었고 의사일정 자체도 합의안 된 상태에서 회의소집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방위보다는 운영위를 열어서 규명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또 “야당이나 여당이나 (국방위) 위원들께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제복 입은 군을 국회서 자꾸 불러내서 여러 사안 가지고 따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육군참모총장을 출석시켜 따지는 행위가 군의 사기와 명예를 실추시키고 군 사기를 꺾는 행위 아닌가”라며 “다음에 차분하게 좀 더 여러 상황을 판단한 후에 2월 임시국회에서 필요하면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결국 야3당의 소집 요구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개회 1시간여 만에 산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