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복지위 국감서 “응급헬기, 아무데나 착륙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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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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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헬기 민원 신경쓰지 않고 뜨고 내려야”
“인력 증원 없는 주52시간 시행, 문 닫으라는 것”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24일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주재원을 감사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응급헬기의 운용 관련 애로사항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국회 복지위원회 국감장에서 영국 응급헬기 운용 동영상을 상영하고 “인계점이란 게 중요하지만 (응급헬기는) 최소한의 안전만 확보된다면 아무데나 내려 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계점이란 응급 헬기가 환자를 싣고 또 내릴 수 있도록 사전에 승인 받은 특정 장소다. 우리나라에는 총 805개의 인계점이 있다.

이 교수가 상영한 동영상에는 영국 응급 헬기가 주택가 한가운데 내려앉는 모습, 럭비경기가 진행 중이던 경기장에 경기를 중지시키고 내려앉는 모습이 담겼다.

이 교수는 “저는 영국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런던에서 비행할 때는 인계점이란 게 없었다”며 “헬기가 민원을 신경쓰지 않고 주택가 한복판에 바로 랜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현장 의료진의 열악한 장비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상영한 동영상에는 이 교수가 현장출동 당시 무전기가 되지 않아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지상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헬기 승무원과 고함을 질러 의사소통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 교수는 “저희는 무전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헬기가 낮게 날아 지상의 LTE 서비스가 잡힐 때 겨우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을 요청 드린지 8년이 지났는데 기관장이나 보건복지부 장관님 같은 높은 분들은 다 지원해주시겠다고 말씀하시지만, 중간에서 다 막혀서 현장에서는 변한 게 없다”고 했다.

그는 “회의 때나 국정감사 같은 곳에서 이런 문제들을 말씀하시면 다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예전에 제가 1992년 당시 항공전력의 문제에 대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지금과 (그때의 문제가) 똑같다. 한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인 ‘주52시간 근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주52시간 근로제가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것을 시행하려면 더 많은 사람을 뽑아야 하고 굉장히 큰 인력 증원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고 근로시간만 줄여버리면, 문을 닫으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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