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보수통합에 박근혜 씌우기…분당 막고 자강 얻고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2일 11시 19분


‘한국당=박근혜’로 당내 보수 인사 탈당 명분 지우기
한국당 지지율 박스권에 가두고 유일한 대안 정당 강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0.22/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0.22/뉴스1 © News1
최근 자유한국당에서는 지속적으로 보수통합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2일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강하게 일축하는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가 보수통합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당내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들의 탈당 명분을 없애고 바른미래당이 대안 세력임을 강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손 대표는 한국당발 보수통합론에 “갈 테면 가라”며 격양된 어조를 사용하면서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특히 한국당을 “박 전 대통령이 만들고, 박 전 대통령을 만들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만든 정당”이라고 규정하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도 이같이 한국당을 지적하면서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한국당이 황 전 총리를 영입한다고 하는데, 그분이 어떤 분인가. 박근혜 호위무사 아닌가”라고 맹공했다.

‘태극기 세력도 함께 가야한다’라는 언급과 관련해서는 “그게 지금 한국당의 속내다. 태극기 보수세력, 친 박근혜 세력이든 보수는 다 끌어모으겠다는 건데, 그것은 극우보수 잡탕밥밖에 안된다”고 평가 절하했다.

손 대표가 한국당에 지속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씌우는 것은 당내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인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지난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며 새누리당(현 한국당)에서 탈당해 나온 바 있다. 한국당이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을 완전히 지워내지 못하면 다시 돌아갈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한국당의 혁신과 관련해서는 늘 ‘인적청산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손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을 대체할 유일한 야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각 정당 지지도는 여전히 민주당이 40~50%, 한국당이 20%내외, 바른미래당이 10%를 넘지 못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 탄핵 정국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 여론은 80%에 가까웠다.

손 대표가 한국당을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이미지로 묶어 두면서 한국당의 지지율을 20% 박스권에 가두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가 촛불 혁명 이후로 어느 정도 왼쪽으로 이동했다”며 “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는 완전히 수구적이고 냉전지향적이다. 바른미래당이 오른쪽에서 중도우파의 개혁보수, 또 중도좌파의 개혁진보 사람들을 모아 중도개혁정당으로 남고 한국당은 맨 오른쪽에 찌그러져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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