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핵리스트를 왜 미리 내놓냐…북미 만남서 내놓을 카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동아일보 DB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자유한국당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핵 리스트를 제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걸 왜 미리 내놓냐"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 전 장관은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누군지 모르겠는데 뉴스에서 잠깐 핵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아서 지금 이번 정상회담 별로 의미 없다고 그러는데 핵 리스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한테 직접 제출해야 한다. 북미정상에서 내놓을 카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왜 미리 내놓냐"라며 "북미간의 접촉도 지금 대화도 시작도 안 됐는데 미리 평양에서 내놓겠냐. 문재인 대통령한테 아마 어저께 오전에 70분 동안 단독 대좌에서는 상당히 구체적인 얘기를 했을 거다. 그러니까 그 내용이 일부 지금 미국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걸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비핵화 관련해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김정은 곧 만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만나겠다고 하는 건 여러 번이지만 비핵화 관련해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평양선언이 좋다 하는 발언을 또 트위터로 바로 날렸다"라고 했다.

한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라고 했지만, 주목할 것은 핵은 여전한 한반도"라며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리스트 신고는 일언반구도 없이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명시적으로 용인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SNS를 통해 핵 사찰을 허용하고 국제 전문가들이 핵 실험장과 미사일발사대의 영구 철거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동선언문 그 어디에도 '뉴클리어 인스펙션(nuclear inspection)'에 대한 언급은 단 한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