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회찬 의원 숨진 날, 허익범 특검은 모친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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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례 충격에 심적 고통 심해
수사기간 ‘국회의원과 술자리’ 음해… 허특검, CCTV 확인시키며 해명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투신 당일인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반. 허익범 특별검사는 검은 넥타이를 매고, 카메라 앞에 서서 노 전 의원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날 저녁 허 특검은 지병을 앓던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서 허 특검은 올 4월엔 아버지를 여의었다. 슬픔에 몸도 마음도 가누기 어려웠지만 수사에 차질을 빚을까 봐 어머니의 부고를 특검 수사팀에 알리지 않았다. 노 전 의원의 투신으로 큰 충격을 받은 허 특검은 모친의 빈소를 차리면서 심적 고통이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허 특검은 평소 자신을 위해 늘 기도했던 모친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허 특검은 매주 일요일 오전 4시에 일어나 선산이 있는 충남 부여군에 갔다. 어머니 묘소 앞에서 기도를 하고 오전 11시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특검 사무실로 출근했다.

허 특검은 수사 도중 여러 의혹에 시달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차 소환을 하루 앞뒀던 이달 8일에는 한 언론이 허 특검을 상대로 ‘야당 중진 의원과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음해성 의혹을 취재했다고 한다. “허 특검이 지난달 11일 서울 논현동의 한 지하 술집에서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A 의원과 술을 마셨고, 목격자 2명을 확보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허 특검이 동향인 A 의원과 수사 기간에 부적절한 만남을 했다는 것이었다.

허 특검은 9일 의혹을 취재한 기자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불렀다. 술집에 갔다는 지난달 11일 특검 사무실 및 자택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직접 보여주면서 술자리에 갈 수 없었던 알리바이를 제시하자 취재를 멈췄다고 한다.

또 허 특검이 수사 기한을 연장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허 특검이나 수사팀의 친인척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등 수사팀을 흔들었다.

허 특검은 2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지나친 편향적 비난이 계속돼 왔음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 또 수사팀 개인에 대하여 근거 없는 음해와 의혹 제기가 있었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허익범 검사#드루킹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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