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임 선서 교육감들, 새겨야할 이 한마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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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 대신 ‘뽑을 놈이 없다’ 적어… 선거 무관심-공교육 불신 반영

6·13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17개 시도 교육감 임기가 1일 시작됐다. 교육감들은 2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체 유권자 4270만 명 가운데 17개 교육감 당선자에게 준 표는 1084만 표였다. 교육감 당선자들은 유권자 4명 중 1명(25.3%)의 지지만 받은 셈이다. 나머지 3명은 다른 후보를 찍거나 무효표로 처리됐거나 기권한 유권자다. 이번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97만 표로 광역단체장 49만 표의 2배다. 그만큼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1일 동아일보가 서울교육감 선거 무효표(사진)를 입수해 분석했더니 이런 투표용지가 나왔다. ‘뽑을 놈이 없다’…. 또 ‘여성 후보가 없다’고 적힌 투표용지도 있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득표율 2위를 한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여성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뜻이다. 개표에 참여한 한 교육계 인사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너무 심각해 씁쓸했다”며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 손에 연간 60조 원의 예산과 교사 37만 명의 인사권,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642만 명(지난해 기준)의 미래가 달려 있다. 교육감들은 “뽑을 놈이 없다”고 한 유권자들의 민심을 곰곰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교육감#선거 무관심#공교육 불신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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