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박원순 3선 도전속 김문수-안철수 보수표심 잡기… 변수는 야권 단일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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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서울-경기 대진표 확정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전 경기 성남시장이 20일 6·13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각각 선출됐다. 이로써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대진표는 확정됐다. 앞서 후보자가 결정된 인천시장과 함께 서울, 경기 등 수도권 3곳은 여야 모두가 ‘사활’을 걸고 승리해야만 하는 지역이다. 승리가 갖는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곧바로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른다. 두 지역의 선거를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근 여권에서 잇따라 터진 악재에 선거의 전체 판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본선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서울시장, 23년 만의 3자 구도

박 시장은 자유한국당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본선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로선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 만에 3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대 서울시장 중 처음으로 3선 도전에 나선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다만 이 점이 오히려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다. 야권 표가 분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물밑 접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안 위원장이 단일화에 더 부정적이다. 안 위원장의 이번 선거 목표는 시장직과 한국당 무력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뒤 지인들에게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한국당은 무력화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달 초 기자들에게도 “한국당은 싸우고 이겨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선거에서 지더라도 한국당 후보보다 많은 득표를 얻어 ‘의미 있는’ 2위를 함으로써 한국당의 존재감을 약화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제1야당 후보인 김 전 지사도 안 위원장에게 먼저 손을 내밀긴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20%에 가까운 한국당의 탄탄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김 전 지사에게는 가장 큰 자산이다. 김 전 지사는 ‘우파 결집’과 ‘조직표 다지기’를 통해 보수 표심을 확보한 뒤 외연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김 전 지사 측도 안 위원장과의 단일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향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연루된 댓글 여론조작 사건 등 여권의 최근 악재도 야권 단일화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시장이 앞서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지만 야권 단일화, 보수 표심의 전략적 선택 등 변수가 많아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재선 도전 vs “16년 만의 경기도 정권교체”


경기도지사 선거는 ‘16년 만의 경기도 정권 교체’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건 민주당 이재명 전 시장과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시장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대선에서 유력 차기 대권 후보급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현안마다 선명성 있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과 높은 인지도, 복지 확대 등 시정 성과, 소통 능력 등이 최대 강점이다.

이 전 시장은 후보로 확정된 직후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라는 도민과 당원의 엄중한 명령을 무겁게 받들겠다. 구태 기득권 세력이 장악한 경기도정을 되찾아 경기도민인 것이 자랑이 되고 경기도에 산다는 것이 자부심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남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 키워드로 ‘보수를 이끌어갈 미래의 리더’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보수 표심의 결집을 노리는 동시에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의 차별화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 특히 5선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만큼 행정 능력과 안정감에서 이 전 시장을 앞선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여권에 대한 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경기도가 16년간 보수 진영 후보가 지사직에 앉아있던 지역인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만큼 보수 표심의 결집 여부가 선거의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다. 한 정치권 인사는 “두 후보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서울시장#6·13지방선거#박원순#김문수#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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