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동연 “금호타이어, 노사 간 합의 없으면 투자유치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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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30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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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연 부총리(동아일보)
사진=김동연 부총리(동아일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금호타이어의 매각과 관련해 “노사 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 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호소문을 통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관련된 모든 분의 현명한 판단과 협력을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의 타이어 생산 업체로서 국내 자동차 산업과 지역 및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다”며 “그러나 높은 원가 구조로 인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대규모 중국 투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력으론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음주 월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 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 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법정 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 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과 지역주민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투자유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국외 기업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에 부딪혀 매각이 무산 위기에 처해 있다. 이날까지 매각이 처리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다음달 1일부터 법정 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 다음은 김동연 부총리가 발표한 호소문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희 경제팀은 금호타이어 상황이 국민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여 긴급 경제현안간담회를 개최하였고, 관계장관들의 논의를 거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로서 국내 자동차 산업과 지역 및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높은 원가구조로 인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대규모 중국 투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력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몇 개월째 임금 지급도 밀려있어금호타이어 임직원과 가족분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습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의 소중한 일터인 회사의 운명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뜻을 모으고 부담을 나누어 지면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2016년부터 공개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추진해 왔고, 최근까지도 잠재적인 원매자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금 금호타이어에 대규모 신규자금을 투자하여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어내겠다는 투자자가 꼭 필요합니다.

물론, 대주주가 변경되어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임직원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원매자와의 협상을 통하여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소위 ‘먹튀’방지를 위한2대 주주의 견제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부실의 주요 원인인해외사업을 정상화하지 않고는 금호타이어의 회생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였습니다. 채권단도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2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을 통해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신규자금이 지금 들어와야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습니다.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상황은 누구도 원하는 결과가 아닙니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과 지역주민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
정부는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독자생존 가능성 확보 등의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하여야 합니다.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정부도 여러분의 고통분담과 협력이 헛되지 않도록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쉽게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소중한 일자리를 꼭 지켜낼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들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현명한 판단과 협력을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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