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도 일베서 상처 많이 받았다, 하지만 사이트 폐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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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30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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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폐쇄'에 관해 "함부로 칼을 빼면, 결국 인터넷상 언론의 자유까지도 침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출연해 "저는 실질적으로 책임이 따르지 않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그것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었고, 예전부터 일관된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베든 어디에든 가짜 뉴스를 올리거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베 사이트 폐쇄에는 반대했다. 그는 "이건 다른 문제다. 잘못하면 결국..."이라며 "이것을 함부로 칼을 빼면 결국 인터넷상의 언론의 자유도 나중에는 침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금 방송의 장악이나 포털의 장악이라든지 이러한 시도, 혹은 행위의 방향성을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지 않느냐 우려를 표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어준이 "요즘 (나 의원이) 일베 여신으로 (불린다)"라며 "(일베에서의) 지속적인 여성혐오, 장애인혐오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라고 묻자 나 의원은 "일베로 인해 저도 굉장히 상처 많이 받았다. 사실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사이버상의 어떤 모욕이라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해야 한다. 사이버상의 건강한 문화를 위해 우리가 그런 것을 다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라는 한국당 논평에 대해선 "매우 잘못된 논평이었다. 저희가 사실은 좀 잘 정제되지 않는 언급들이 가끔 나오는 것 같다. 드릴 말씀이 없다. 우리 당도 잘못에 대해 책임을 같이 느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23일 청와대는 '일베 사이트 폐쇄' 청원에 대해 "폐쇄가 가능하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정보통신망법'은 음란물이나 사행성 정보를 비롯해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 등을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을 거쳐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의 처리 거부, 정지, 또는 제한을 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그동안 불법유해정보 신고 내용을 중심으로 일베에 게시글 삭제 등을 요구해왔다"며 "일베의 불법 정보 게시글 비중 등이 사이트 폐쇄 기준에 이르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후 26일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익명에 숨어 가짜뉴스를 만들고, 근거 없는 허위, 비방 글을 작성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는 엄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가짜뉴스 및 개인의 명예훼손을 막을 수 있는 인터넷실명제를 재도입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행위자에 대한 처벌강화를 넘어 플랫폼 자체를 차단한다는 것은 '닥치고 그만' 식의 태도나 다름없다"라고 일베 사이트 폐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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