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BBK 유죄판결 재심청구…MB 유죄 확정되면 정봉주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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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7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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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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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은 27일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MB)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폭로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적 선언을 넘어 정봉주 BBK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MB가 기소되어 유죄가 확정된다면 정봉주는 재심을 통해 무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100억 원대의 뇌물죄를 포함해 역대 권력형 비리 중 가장 악질적이고 다양한 범죄 혐의가 총 망라 돼있다. 탐욕의 범죄 백화점을 보는 듯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정으로 MB 구속을 지켜봤다. 징역 1년의 실형을 살았던 저는, 11년 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다시 법과 정의의 심판을 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MB 구속으로 그 반대편에 서 있었던 저는 무죄라는 것을 분명하게 선언한다”며 “역사의 법정은 물론, 현실의 법정에서도 무죄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심청구와 동시에 당시 부도덕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그릇된 판단을 했던 관련 수사 검사에 대한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 역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검찰과 법원이 그나마 속죄의 뜻이 있다면 MB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격히 재판해야 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저를 저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의도를 가득 담고 있고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동안의 해명과 성추행 사건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촬영된 사진 780여 장의 내용이 배치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기억이 잘못된 부분을 자꾸 묻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빨갱이가 아니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니 당신은 빨갱이가 맞다’고 하던 과거의 이념 공세와 같은 논리”라며 “성추행 의혹이 허위사실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프레시안 기자”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법적으로 무소속이지만 영원히 민주당원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봉주 BBK 사건’ 재심청구 기자회견 전문▼

BBK 징역 1년
저, 정봉주는 무죄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습니다.
1백억원대의 뇌물죄를 포함해 역대 권력형 비리 중 가장 악질적이고 다양한 범죄 혐의가 총 망라되어있습니다.
탐욕의 범죄 백화점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저 정봉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정으로 MB 구속을 지켜보았습니다. 징역 1년의 실형을 살았던 저는, 11년 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다시 법과 정의의 심판을 구하고자 합니다.

MB 의 범죄혐의 중 유독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내용은 “다스와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자는 MB 이며 BBK, 옵셔널 벤처스 주가 조작의 주범 역시 MB 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11년 전인 2007년 대선 당시 저는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지금 MB 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첫째, 이명박이 옵셔널벤쳐스 주가조작 및 자금 횡령 등의 공범이다.
둘째, 이명박이 다스와 BBK의 실소유자이다.
셋째, 이명박은 김경준과 공범이므로, 김경준과 함께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러한 범죄 혐의가 있는 MB 는 최고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서는 절대 안되며 오히려 감옥으로 가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은 저의 주장을 허위 사실이라고 결론짓고 1년의 징역형과 피선거권 10년 박탈이라는 정치적 사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1년 감옥을 살고, 10년 동안 피눈물을 흘리며 광야를 헤맸습니다.
그러나 MB 는, 제가 2007년 주장했던 범죄사실이 그대로 소명되어 결국 구속되었습니다. 장장 11년 만의 일입니다.

MB 의 구속으로 그 반대편에 서 있었던 저 정봉주는 무죄라는 것을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역사의 법정은 물론, 현실의 법정에서도 정봉주는 무죄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정치적 선언을 넘어 정봉주 BBK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습니다. MB 가 기소되어 유죄가 확정된다면 정봉주는 재심을 통해 무죄가 밝혀질 것입니다.

재심 청구와 동시에 당시 부도덕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그릇된 판단을 했던 관련 수사 검사에 대한 고발, 손해 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 역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11년은 한 개인에게는 긴 세월이었지만 역사의 시계에서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 시간의 결말이 언제가 될지라도 끝까지 쫓아가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부도덕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부당한 기소와 판결을 했던 검찰과 사법부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진실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합니다. 검찰과 사법부가 그나마 속죄의 뜻이 있다면 MB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격히 재판해야 할 것입니다.

BBK 재심까지 올 수 있도록 정봉주를 지탱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끝까지 포기 하지 않겠습니다.

2018. 3. 27
정 봉 주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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