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문 포착…‘밑줄’ 친 부분과 안 읽은 부분,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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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4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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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발표한 입장문. 두 번째 문장의 ‘엄중한’과, 네 번째 문장의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라는 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발표한 입장문. 두 번째 문장의 ‘엄중한’과, 네 번째 문장의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라는 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1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검찰 청사로 들어가기 전 입장문을 낭독한 가운데, 입장문 속 ‘밑줄’이 그어진 부분과 낭독하지 않은 부분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2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청사에 들어가기 전 1층 현관 앞 포토라인에서 입장문을 꺼내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A4용지 1장에 담긴 총 6문장, 220여자 짜리 입장문을 통해 검찰 조사에 대한 유감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면서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취재진 카메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들고 있는 입장문의 뒷면이 포착됐다. 세 단으로 나눠 접은 입장문에서 상단 두 단 내용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눈길을 끄는 건 검은 펜으로 밑줄이 그어진 부분. 두 번째 문장의 ‘엄중한’과, 네 번째 문장의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라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발표한 입장문. 이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번 일이 모든 정치적 상황을 떠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라는 문장은 읽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발표한 입장문. 이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번 일이 모든 정치적 상황을 떠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라는 문장은 읽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입장문에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 다음에 “이번 일이 모든 정치적 상황을 떠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 부분은 낭독하지 않았다.

그 이후의 내용은 사진 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문 낭독 후 현관 계단을 올랐고, 취재진이 ‘국민께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100억원대 뇌물 혐의는 부인하시는 겁니까’, ‘다스는 누구 것이라 생각하시느냐’ 등의 질문을 하자 “여기 (계단이) 위험해요”라고 질문과 상관없는 말을 하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은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발언 전문▼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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