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검찰 출석’ 이상득, 건강상 이유로 사실상 조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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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6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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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휠체어 타고 검찰 출석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억대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상득 전 의원(83)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6일 오전 국정원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상득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건강상 이유로 정상적인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현 상황에서 조사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일단 이 전 의원을 귀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21분께 병원 구급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귀를 덮는 회색 모자와 목도리, 장갑으로 온몸을 감싼 이 전 의원은 간이침대에 실려 구급차에서 내린 뒤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에 옮겨 앉았다.

포토라인에 잠시 멈춘 이 전 의원은 ‘원세훈의 사퇴 압박 무마 대가로 돈을 받았나’, ‘다스는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나’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이 형을 통한다), ‘상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로 통하던 이 전 의원은 2011년 초반 국정원 간부로부터 억대 자금을 직접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초 이 전 의원에게 지난 24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이 전 의원은 갑작스러운 출석 요구로 인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를 들어 26일로 조사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24일에 외부에서 식사 도중 심혈관계 질환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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