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중뒤… 中, 탈북자 2명 한국 보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한국공관 체류 국군포로 자녀 등… 시진핑과 회담때 中에 협조 요청
양국 관계개선 보여주는 상징 조치

이달 문재인 대통령 방중 이후 베이징(北京)의 주중 한국 공관에 머물던 탈북자 2명이 최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탈북한 국군포로 자녀와 1년 반 전 탈북해 공관에 장기 체류하던 탈북자 등 2명이 무사히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13∼16일 방중 때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에 주중 한국 공관에 체류 중인 탈북자의 안전한 입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중국 측에 지속적으로 공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의 한국 입국을 요청해왔다. 이번에 탈북자 2명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해소 이후 한중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중국의 조치에 감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탈북 뒤 주중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는 중국 정부의 협조 없이는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 입국한 2명 중 1명이 공관에 오래 머문 것도 그동안 협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국군포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군포로 자녀의 탈북이나 한국 입국 과정은 더욱 민감하게 여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사드 갈등 발생 전 한중관계가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만 해도 중국 정부는 탈북자가 공안(경찰)에 체포되더라도 북한에 송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탈북자 문제에 협조했다. 한중관계가 악화된 이후에는 이 같은 공조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따라서 문 대통령 요청에 중국 정부가 화답한 것은 한중관계 개선에 따라 북핵 문제뿐 아니라 탈북자 문제에서도 한중 협력이 재개되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탈북자 문제 관련 한중 협력은 비공개를 요청해왔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문 대통령 방중 10일 만에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 협의를 이유로 26, 27일 베이징을 방문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와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수석 차관)을 잇달아 만났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중 양국이 북핵 문제 등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윤 차관보와 중국 측은 북한과의 대화 돌파구 마련 및 내년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도록 하는 공조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주성하 기자
#문재인 대통령#방중#중국#탈북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