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맞은 박지원 “서글퍼…호남은 인내하고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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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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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 자당 안철수 대표 지지자에게 ‘계란 세례’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글프다. 호남은 인내하고 자제했다”고 심정을 전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글픈 하루를 보낸다. 저 박지원이 서글픈 게 아니라 호남이 상처 입는 것 같아 서글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호남의 마음, 호남 정치가 상처 입을까 걱정되어서 안 대표의 방문일정을 연기하자 했다”며 “DJ를 음해한 장본인이 안 대표체제의 지도부라는 사실로 호남이 격앙되어있기에 지금은 통합논란에 불 지피러 호남 올 때가 아니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친안(親安·친안철수)계’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제보’ 논란에 휩싸여 구설에 올랐다.

박 전 대표는 “그래도 온다 해서 불상사를 방지해야 한다며 당원들과 호남인들의 자제를 호소했다”며 “안 대표 지지자가 저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을 때도 ‘제가 맞아 다행이다’했다. 호남이 상처입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호남은 인내하고 자제했다. 그런 호남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그 일을 본 후 광주에서 ‘싸우는 정당이어서 지지도가 안 오른다’며 호남의원들 책임을 거론했다니 참담하다”며 “누가 싸움을 부추기고 있나. 통합론을 당밖에 흘리며 밀어붙이고, DJ음해로 흥분된 호남민심 생각해 방문일정 연기하자 해도 강행하고, 호남민은 부글부글 끓는 가슴 쥐어잡으며 자제하는데 안 대표 지지자는 폭력을 행사하며 호남 이미지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발 서툰 계산이 아니라 안 대표의 국민의당을 탄생시켰던 호남의 마음을 받들라. 통합을 거론하며 ‘호남과 비호남의 입장이 달라 중재가 어렵다’고 지역갈라치기하면 안 된다. 두 번 다시 호남이 피눈물 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산안을 통해 국민의당이 양 날개의 정책연대를 통해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바른정당 따라 강남 갈 게 아니라 굳건하게 중심 잡고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 국민의당이 변화의 결정적 방향타를 잡고 있고, 그 방향은 평화 민주 개혁과 새로운 경제 성장의 길로 향함이다. 그래야 민심의 지지를 받는다. 어렵게 주어진 이 기회를 외면하고 싸움의 정치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전 대표는 “안철수다움을 회복하라. 계산과 싸움이 아니라 비전과 진정성으로 임하라. 당의 활로는 유승민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과 안철수의 힘이 결합되어야 한다. 안 대표가 이제라도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 안철수지지자의 계란, 저 박지원이 맞았으면 됐다. 호남에 계란 던지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는 10일 오전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 대회에서 시민 A 씨(여·61)가 던진 날계란을 오른쪽 뺨에 맞았다. A 씨는 박 전 대표를 향해 “박지원이 안철수 양팔을 잘라냈다. 박지원은 물러가라”라고 외치며 날계란을 던졌다.

당시 박 전 대표는 계란을 닦아내면서 “(안 대표가 맞을까 봐) 굉장히 염려했지만 다행히 저한테 던진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 분은 광주 안철수 연대 팬클럽 회장이라 한다. 저도 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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