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회고록서 “박근혜, 오만·불통·무능 정말 답답…父 기념사업이나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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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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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건 전 국무총리. 동아일보DB
사진=고건 전 국무총리. 동아일보DB
고건 전 국무총리(79)가 탄핵 후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면서 능력이 안 되는 그를 간판으로 내세워 대통령으로 만든 보수 정치권에도 일침을 가했다.

고 전 총리는 1일 공개한 ‘고건 회고록 : 공인의 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정말 답답했다. 오만, 불통, 무능…. 하시지 말았어야 했다. 아버지 기념사업이나 하셨어야 한다”고 깎아내렸다. 고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가 스스로 궤멸했다고 진단하면서 “물론 그 당사자(박 전 대통령)가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 사람을 뽑고 추동하면서 진영대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검증 안 하고 대통령 후보로 뽑은 거 아니냐”며 “보수진영이 이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진영대결의 논리이고 결과다. 중도실용을 안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 전 총리는 지난해 본격적인 촛불 정국 도래 직전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진언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2016년 10월 3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사회원로 몇 명과 함께 차를 마시며 ‘국민의 의혹과 분노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성역없는 수사를 표명하고, 국정시스템을 혁신해서 새로운 국정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진언했다”며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탄핵안이 발의, 가결됐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모든 정권의 평가기준은 ‘그 정권이 시대적 과제를 얼마나 수행하였는가’라고 본다”면서 역대 정부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해 “공과 과가 있지만 제일 큰 공은 한국전쟁이 났을 때에 미국을 비롯한 유엔(UN)의 참전을 유도한 것”이라며 “국가건설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한국전쟁을 수행하고 수습한 그 공로는 정말 크다”고 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빈곤탈출을 위한 산업화 과정은 마침 그때의 국제정세, 국제경제 질서와 맞아떨어졌다”며 “그것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선 “북방정책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와 문민화 등 민주화 개혁,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수습의 공이 있었다고 각각 평가했다. 다만 그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부터는 앞으로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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