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작심 브리핑’ 후…靑 ‘이국종 청원’ 참여자 ‘↑’, 20만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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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2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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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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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환자를 눈치 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 번은 잠을 잘 수 있게, 최소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청한다. 그들을 지켜달라.”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게재된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님) 추가적·제도적·환경적 인력 지원’ 방안 마련 촉구 청원의 내용이다.

청원인은 최근 귀순한 북한 병사의 치료를 맡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가 처한 현실을 예로 들며 현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국종 교수님뿐만 아니라 타 지역 권역외상센터도 소속 병원의 눈치를 본다고 한다. 환자를 치료할수록 병원의 적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죽어가는 생명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본업이자 사명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본업과 사명을 수행함에 상부와 주위의 눈치를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외과, 흉부외과 지원자 미달이라는 현상에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기만 한다”며 “하지만 저는 그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국가의 제도와 현실에 비판을 던지고자 한다. 과연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당직실에서 10분 20분씩 쪽잠을 자는 이들에게, 집에 일주일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이들에게, 우리는 비난이 아니라 제도적 문제의 수정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해당 청원은 게재된 지 5일 만인 이날 오후 7시 현재 서명인이 9만6000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청원이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을 경우, 청와대는 이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

해당 청원은 22일 이국종 교수의 ‘작심 브리핑’ 후 더욱 주목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출동하면서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고 간호사가 수술 중 유산한 적도 있지만, 우리 의료진은 헬기 타고 출동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한다.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고 중증외상 의료계의 현실과 의료진의 인권 문제를 토로했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브리핑에서 귀순 북한 병사의 기생충 감염 등에 언급한 것과 관련, 일부 정치계에서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일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국종 교수는 “여러분들은 그 환자분한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제가 어제 밤에 출동해서 데리고 와 수술한 그 환자는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저희들한테 그런 환자들이 150여 명이 있다”며 “의료진은 환자의 인권인 ‘생명 앞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변과 피가 튀기는 수술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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