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색깔론으로 강경보수 결집시키려…효과는 無, 질의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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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7일 09시 27분


사진=앞줄 왼쪽부터 장하성 정책실장, 임 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사진=앞줄 왼쪽부터 장하성 정책실장, 임 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치컨설팅업체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6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언급하며 색깔론 공방을 벌인 것과 관련, “색깔론으로라도 전선을 치면 강경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하며 “효과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전희경 의원이 심했던 것 같다. 임 실장이 전대협 의장 출신이지 않은가? 임 실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대협의 강령을 보면 반미, 민중에 근거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간 전대협 인사들이 이 같은 사고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발끈했고, 임 실장은 “매우 모욕감을 느낀다. 그게 질의냐. 국민의 대표답지 않은 질의를 했다. 매우 유감이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 실장은 또한 “5·6 공화국 때 정치 군인들이 광주를 군화로 짓밟을 때 의원님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인생과 삶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말할 정도로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실장은 이에 대해 “임 실장이 대체로 국회에 오면 차분하게 하고 야당 의원들하고도 별로 각을 안 세우는 편”이라며 “그런데 ‘매우 모욕감을 느낀다. 그게 질의인가. 매우 유감이다. 5, 6공 때 광주를 짓밟고 민주주의 짓밟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제가 보지 않았다’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목소리를 매우 높였다. 그건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임 실장이)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전 의원이 그렇게 말할 정도로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말하니까 또 고성이 오갔다”며 “운영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답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니까 임종석 실장이 자기가 목소리를 높인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 뜻은 끝까지 밝혔다. 마지막에도 한 번 더 얘기를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실장은 전 의원이 1980년대 있었던 전대협 강령을 다시 꺼낸 이유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전반적으로 많이 좀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색깔론으로라도 전선을 치면 강경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감이 그래서는 안 되지만 통상 기 싸움도 있고 서로 고성도 오가고, 또 야당이 정부도 몰아붙이는데 오늘 질의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문제는 그게 옳은가 그른가도 떠나서, 효과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몇 달째 이러고 있지 않나”고 질타했다.

이어 “전희경 의원은 초선의원이지만 홍준표 당 대표도 미국 가서 현 정부를 향해서 친북 좌파 이런 이야기 많이 했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역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와대에 대해서 따져볼 만한 게 많다. ‘특수활동비 어떻게 쓰나’, ‘문 대통령이 자기 일정을 세세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했는데 이게 좀 속 빈 강정이다’, 이런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거 할 시간에 이런 전대협 강령 이야기했으니 이 정도면 질의시간이 아까운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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