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朴만큼 비극적인 사람 있겠나…통치의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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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5일 1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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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
검찰이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48)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가운데, 정 전 비서관이 최후 진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만큼 비극적인 사람이 또 있겠느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업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국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정 전 비서관은 국정농단 사태 과정에서 최순실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은 공판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포괄적·개괄적 지시에 따라 청와대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한 사실을 시인하는 등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최 씨에게 문건을 대규모로 유출해 최 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농단하게 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국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게 돼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최후 진술을 통해 "우리 정치 사회에서 박 전 대통령만큼 비극적인 사람이 또 있겠느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을 더 잘 모시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문건 유출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 국정운영을 조금이라도 잘 해보려고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대통령을 더 잘 보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뜻을 헤아리고 받드는 과정에서 과했던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게 특별히 잘못됐다든가 부당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자기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건 얼마든 할 수 있는 통치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 과거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정상들도 흔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하고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최순실 씨의 행동들과 연계돼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정말 통탄스러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어쩌겠나. 이 또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직에 있는 동안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사생활을 다 포기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 노력이 다 헛되이 무너져 이 자리에 서 있다"며 "마음은 아프지만, 결과적으로 실정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선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며 말을 마쳤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의 선고는 오는 11월 15일 오후에 내려질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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