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 “朴 ‘정치보복’ 주장, 동정여론까지 얼어붙게 하는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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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9시 57분


사진=JTBC ‘썰전’ 캡처
사진=JTBC ‘썰전’ 캡처
유시민 작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16일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기간 연장 후 처음 열린 재판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유 작가는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국민에게서 또는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 모든 집단에게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 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당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던 국회에서 탄핵을 했고 그게 헌법재판소로 가서 파면을 결정했다. 그리고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이 있는 검찰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를 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이렇게까지 진행이 됐는데 이 모든 것이 정치 보복이라면 그것은 사법제도, 의회제도, 대한민국 전체가 자기를 박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으로서 이렇게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아무런 논거 없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민심에 대한 영향도 거의 없을 것이고, 오히려 일부 조성되고 있던 동정여론까지 얼어붙게 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피고인 박근혜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에게도 이익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온 나라를 다 적으로 돌렸다. 이제 재판도 잘 안나올 것이다. 변호인들을 사임해버리고 그러면 이 사건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구속 사건이고 기소된 법정형이 높아 변호인이 없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는 ‘필요적 변론’ 사건이기 때문.

또한 유 작가는 “내가 박 전 대통령이었다면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서 내 권력을 행사하고 누구에게 부정한 이익을 주고 그럴 의도가 나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그동안 모든 일을 돌이켜볼 때 이와 같이 비난 받아도 될만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신속하게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당당하게 내가 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임하겠다’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는 “권력의 자의적 사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탄핵에 이른 거지만 재판은 탄핵과 별개의 문제”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로 뇌물죄냐 아니냐 하는 것은 굉장히 논쟁이 많은 요소들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법리대로, 법치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도 자신의 이익을 지킬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지킨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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