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보셨죠” “피자 CEO라던데”… 한명 한명씩 맞춤형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재계 간담회]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끈 문재인 대통령

“지난주에 손자를 보셨다고 들었다. 손자, 손녀가 아들, 딸하고는 또 다르지 않으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이같이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참석한 기업인 9명의 특징에 맞춘 ‘맞춤형 환담’을 가졌다. 특히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가진 스탠딩 호프미팅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양궁협회 회장 오랫동안 해오셨죠?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습니까?”라고 웃으며 물었다. 정 부회장은 “남녀혼성에서 메달이 하나 더 늘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정원 두산 회장에게는 “저도 동네 야구는 좀 했다.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우승했는데, 올해는 성적이 어떻습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야구 명문인 경남중·고교를 졸업한 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시절 야구 동호회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에게는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죠?”라며 인사를 건넸다. 임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피자를 전달하며 격려하는 구 부회장은 재계에서 ‘피자 CEO’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옆에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제가 피자를 보내겠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 중 가장 연장자인 손경식 CJ 회장에게는 “정말로 정정하게 현역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계셔서 아주 보기 좋다. 경제계에서도 맏형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전기자동차를 주제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미국 전기차인) 테슬라 1호 고객 아니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저희가 1호로 매장을 유치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직접 타기도 하나”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달리냐”고 물으며 관심을 표했다. 정 부회장은 “한 번 충전하면 380km를 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로 입장하기 전 건배사를 통해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 국민 경제를,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라고 외쳤고 참석자들은 “위하여”로 화답했다.

청와대는 이달 회동에 앞서 참석자들과 관련된 자료를 대한상의로부터 전달받았다. 청와대는 “자료와 별도로 청와대가 직접 기업인들에 대한 조사도 많이 했다”며 “문 대통령도 사전에 자료를 꼼꼼하게 숙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회동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또 만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기업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자연스럽게 더 많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구본준#lg#박용만#상의#회장#호프#미팅#청와대#문재인#대통령#경제#재계#간담회#상생#기업인#일자리#중소기업#대기업#규제완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