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탄생 100주년 우표 발행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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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본부 심의위, 작년엔 만장일치 찬성… 이번엔 반대 8-찬성 3
결정된 발행계획 뒤집힌건 처음… 우정본부 “취소요구 빗발쳐 재심의”
심의위원 1명 빼고 작년과 동일

1980년 2월 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100일을 맞아 발행된 추모 특별우표. 한국우표포털 제공
1980년 2월 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100일을 맞아 발행된 추모 특별우표. 한국우표포털 제공

올해 9월로 예정됐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이미 결정된 우표 발행 계획이 철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우표발행심의위원회는 12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임시회를 열고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회에는 17명의 위원 중 12명이 참석했다. 표결 결과 △발행 철회 8표 △발행 추진 3표 △기권 1표가 나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은 지난해 4월 경북 구미시가 제안해 추진됐다. 우정본부는 그해 5월 심의위를 열고 참석 위원 9명 만장일치로 발행을 결정해 올해 9월에 60만 장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발행 계획을 결정했던 지난해 5월과 현재 당연직 공무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바뀌지 않고 동일하다. 우정본부는 “최근 우표 발행 취소 요구가 빗발치면서 심의위 위원들이 재심의 끝에 발행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 왔다. 이날도 남유진 구미시장은 세종시 우정본부 앞에서 기념우표 발행 촉구 1인 시위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긴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독재자를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치적 종교적 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의 경우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는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을 내세우며 기념우표 발행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우정본부 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논란이 있으므로 기념우표 발행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전현직 대통령 중 기념우표가 발행된 경우는 이승만 전 대통령(1955, 1956년·각각 80, 81회 탄신기념)이 유일하다.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한 3선 개헌 후였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박정희#기념우표#발행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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