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미 확대 정상회담장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문제로 고조된 분위기를 바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당시 장하성 실장은 “이해를 돕기 위해 통역을 거치지 않고 영어로 직접 말하겠다”고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 와튼(Wharton) 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장 실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와튼스쿨을 나와 두 사람은 동문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장 실장의 책이 미국에 번역돼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농담으로 장 실장을 높이 평가했다.
청와대는 지난 5월 21일 장하성 정책실장을 임명하며 "한국경제에 대한 해박한 이론을 바탕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운동을 한 경험이 한국사회 구조적 난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계에서도 높은 평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98년부터 국내 최초로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에 나섰던 그는 그러나 최근 거액의 주식을 보유했던 사실이 확인되며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장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보유 주식을 매각했는데,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연구소 등을 포함, 총 41곳의 주식을 매각한 금액은 총 48억2172만원이었다.
장 실장은 특히 CJ E&M 10억4077만원, LG생활건강 3억9750만원, 네이버 3억7002만원, 엔씨소프트 3억6316만원 등의 대기업 주식을 많이 들고 있었다.
장 실장의 배우자도 삼성전자(2억7468만원), 아모레퍼시픽(1억2740만원) 등 19곳의 주식 6억1812만원어치를 매각했다.
장 실장이 이처럼 많은 주식을 갖고 있던 것에 대해 비판도 있지만, 반대로 이는 그가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운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주식을 갖고 있으면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있어 소액주주 운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장 실장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기업 지배 구조 개선 활동을 해 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삼성전자·삼성화재·현대차·삼성증권·포스코(이상 1주) 등 다양한 주식을 갖고 있었지만 보유 총액은 800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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