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다운계약-부인 특혜채용-표절만 일부 시인하며 “송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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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장 후보자 청문회

곤혹스러운 金 후보자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김 후보자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곤혹스러운 金 후보자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김 후보자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파트 다운신고와 논문 자기표절, 부인 강사 채용 특혜 의혹 등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위장전입 문제나 아들 인턴 채용 특혜 등은 적극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20년 가까이 기업 상대 시민운동을 하는 동안 칼날 위에 서 있는 긴장감을 갖고 살았다”며 “나름의 원칙에 따라 몸가짐을 단속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대학원 시절부터 썼다는 낡은 가방을 가지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야당은 김 후보자 부인 조모 씨의 S고 강사 채용 특혜 의혹을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아내가 2013년 취업할 때는 경쟁자가 없었고, 두 번째는 4년간 근무한 학교 측에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잘못된 행정처리는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부부가 영향을 미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영국 안식년을 마치고 귀국한 뒤 아내가 쓰러졌고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위해 (병원과 가까운 곳에) 이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항암 치료를 위해 병원 근처로 이사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005년 11월 김 후보자의 아파트에 김 후보자와 관련 없는 4명이 전입한 것을 두고는 “정말 기억이 안 난다”며 끝내 답변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다운계약 의혹에 대해선 “무비판적으로 당시 관행을 따라간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2011년 2월 한성대 연구관 4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자신의 담뱃불 때문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사과의 의미로 학교에 300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일감 몰아주기 등 잘못된 관행을 엄정하게 근절해야 하지만 조급하고 충격적인 조치들을 실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단 한 번도 ‘재벌 해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면서도 “재벌은 개혁의 대상”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재벌 기업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배 주주의 사익 추구로 경제력이 오·남용되는 문제만 개선하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주장이 더불어민주당 당론과 어긋난다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지적에 “대통령 의견이나 (여당) 당론과 배치되는 의견을 말하는 일은 앞으로 없도록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의 사익 편취 행위를 조사할 기업집단국 신설 방침도 밝혔다.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 폐지를 두고는 “전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형사·민사·행정 규율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치면서 “오늘은 평생의 교훈을 얻은 날”이라며 “나름 소신을 갖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얼마나 알량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됐다. 공정거래위원장직을 맡든 못 맡든 의원님들의 지적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 / 세종=천호성 기자
#김상조#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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