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지원 ‘나침반 논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7일 03시 00분


추미애 “촛불민심, 북극 가리키는 나침반”
박지원 “우리는 나침반이 남극 가라는데…”
박지원 대표, 이승만-박정희 빼고 참배… 황주홍 최고위원 “상의 안해 유감”
취임 첫날 첫 회의부터 난타당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6일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로부터 난타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박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저희와 상의 없이 첫 공식일정으로 한 것은 유감”이라고 박 대표를 겨냥했다. 앞서 박 대표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는 현 탄핵정국에서 국민정서상 과연 바람직하겠는가 하는 판단으로 유보시켰다”고 해명했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이번에 (전당대회 득표율) 60%를 얻은 박 대표에 대한 지지는 1인 2표제로 환산해서 그런 거지, 실제로는 30%밖에 얻지 못했다”며 “이것은 결선투표제에 부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최고위원과 상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고향 (진도) 속담에 ‘복날 개 패듯 팬다’는 말이 있다. 내가 요즘 복날 개 패듯 패대기치는 데 익숙해서 괜찮다”며 머쓱해했다.

 박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만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도 신경전을 벌였다. 추 대표는 “우리가 봤던 광장의 촛불민심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북극을 향하는 나침반처럼,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길을 좌표를 정확히 찍어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우리는 나침반이 남극으로 가고 있는데”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고 추 대표는 “남극을 정확히 찍어야 북극도 정확히 찍는다”고 받아쳤다. 야권 통합과 ‘제3지대 키우기’를 각각 모색하는 두 야당의 입장 차이가 반영된 설전이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박지원#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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