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예정된 최순실 관련 재판 방청권 추첨이 16일 오후 서울 중앙지법 3별관에서 열렸다. 이날 추첨에 230명이 신청해 80명을 뽑았다. 사진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최순실 재판이 국회 청문회처럼 '맹탕'이 안 되게 감시하고 싶어요."
1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3별관 1호 법정 앞. 긴 복도는 19일 열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첫 재판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간단한 신분 확인을 거쳐 추첨번호가 적힌 응모권을 받은 기자 지망생 김모 씨(25·여)는 "현장에서 국정농단의 진실을 여과 없이 살펴보고 싶다"며 방청 의지를 나타냈다. 총 80석 공모에 1시간 동안 213명이 몰렸다.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김 씨처럼 20, 30대 젊은 층이 눈에 많이 띠었다.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달고 나온 대학생 신모 씨(19)는 "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학생들과 동갑이다. 방청석에 질문권을 준다면 최 씨 등 비선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꼭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문모 씨(31)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어린 학생들을 볼 때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재판 참여를 결심했다"고 했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처음 대면한 사건을 직접 보고 싶어 나왔다는 고3 학생, 정의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지켜보겠다는 경찰 준비생, 우연히 들렀다가 방청권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일본인들도 있었다.
추첨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경찰관 2명과 현장에서 자원한 참관인 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당첨번호로 호명된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기 하남시에서 온 김경식 씨(67)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재판 때마다 대법정 150석 중 80석을 일반방청석으로 지정해 추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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