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화법은 베이비 토크…햄버거도 포크·나이프로”…‘전여옥 어록’ 재조명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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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의 박근혜 정부 국정개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던 전여옥 전 의원의 발언이 재조명 되고 있다. 그가 쓴 책에서 발췌한 것 등을 ‘전여옥 어록’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한 것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퍼졌던 내용이다.

전여옥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저서 ‘i전여옥-전여옥의 私, 생활을 말하다’에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에 대해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평가한 내용을 들며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는 안 되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저서에서 “지도자의 지적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지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꿰뚫어 보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박 의원의 서재는 날 감동시키지 못했다”며 “서재에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 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국민들은 처음에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쳤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이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라고도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사람에 대한 따스한 인간미가 없다. 박 의원이 당 대표, 내가 당 대변인이었던 시절에도 박 의원의 비서관이 ‘다른 차를 타고 따라오라’고 했을 정도로 승용차 안에 다른 의원을 태우고 이야기를 하는 일이 드물다”고 했다.

또 “2005년 대구 행사에서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의원들이 내게 말했다. ‘전 대변인, 뭐하고 있나?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를) 씌워드려야지.’ 순간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모자를 씌우기 위해)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자 카메라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졌다. 박근혜 대표는 한마디도, 미동도 없었다”고 썼다.

같은 해 위키트리 소셜방송에 출연해서는 “박근혜 위원장과 일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박근혜라는 사람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심기가 거슬리면 절대 용서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박근혜가 용서하는 사람은 딱 한 사람, 자기 자신 뿐’이라고 말한다”며 “정치란 미운 사람과 함께 밥 먹고 일하는 것인데 박근혜 위원장은 그런 것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 전 의원은 “햄버거를 손으로 잡고 먹지도 않는다.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까 먹더라. 클럽에 갈 때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클럽 관리인이 클럽 물 관리 한다고 기둥 뒤로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의 패션(Fashion)에는 패션(Passion)이 없다. 만날 똑같이 깃을 세우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지만 다른 디자인의 옷도 입어봐야 한다”며 “우아하지만 촌스러운 우아함이다. 올드패션”이라고 비꼬았다.

전 전 의원은 자신이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내던 때 ‘친박기자’가 있었다는 발언도 했다. 한 기자가 박 위원장에게 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을 하자 ‘친박기자’가 나서서 그 기자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전 전 의원은 “친박계열 의원이 ‘그 기자에게 뱃지 달아줘야지’ 이런 말도 했다. 친박기자들하고만 소통을 했던 건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 전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아 박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측근으로 활동했다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멀어졌다. 당시 전 전 의원은 “주변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잘못된 길로 가게 하고 있다. 주변 의원들이 마치 무슨 종교집단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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