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정권초기에만 연설문 작성 개입…당분간 귀국 안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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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정유라 씨와 함께 독일로 도피 중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정권초기 연설문 작성에 개입한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27일자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의 것으로 드러난 태블릿 PC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쓸 줄도 모른다"고 발뺌하면서 건강악화로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 씨는 오래전부터 독일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독일에서 유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1980년대 독일에서 최 씨를 처음 만났다는 전직 언론사 관계자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독일에서 공부했고, 이후에도 자주 오갔다. 독일 교민사회에 친분이 두터운 유력 인사가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 씨의 전남편 정윤회 씨(61)에 대해서도 "현지 교민들과 자주 골프를 쳤다. 교민들에게는 잘 알려진 가족"이라고 전했다. 정 씨는 1991년부터 커피 기계, 스포츠 용품, 의류, 가구 등을 수입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2013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독일에 나가 있었다. 독일에는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옛날에 무역을 그쪽(독일)하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민들 사이에서는 최 씨가 독일 유학에 실패해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10여 년 뒤 다시 독일에 와 한국 식당 등 사업에 손을 댔지만 동업자와의 불화로 정착에 실패했다는 증언도 나온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최 씨는 이후 남편 정 씨와 승마 선수인 딸 정유라 씨(20)의 말과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독일을 자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최 씨가 (승마를 통해 알게 된) 독일인이 많다. 도피 동선을 짜면 도와줄 수 있는 현지 인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독일 슈미텐의 지역 신문 타우누스차이퉁은 25일(현지 시간)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법인 '비덱스포츠'가 14개의 다양한 회사를 슈미텐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슈미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서북쪽으로 30km 떨어진 인구 9000명의 작은 마을이며 최 씨 모녀가 머무른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의 독일 법인 설립에 관여한 박승관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도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한 현지 여성은 신문에 "독일 검찰은 그들(최 씨와 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긴박하게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사법 당국이 독일 정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 검찰이 움직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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