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도중 화장실에 가는 돌발 행동과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라는 화장실 독백으로 논란이 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73)은 4일 “형사들도 피의자를 그렇게 다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도대체 이게 무슨 국정감사인가”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이 원장은 당시 질의 도중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며 자리를 뜨고, 화장실에서 의원들을 향해 “새파랗게 젊은 것들한테 이런 수모를”이라고 말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의 증언이 나오면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 원장은 당시 국감장을 박차고 화장실에 간 것에 대해 “욱한 게 아니라 완전히 100% 생리적인 (현상 때문이었다.) 제가 한 시간에 한 번꼴로 (화장실에)잠깐 들러야 되는 그런 실정”이라며 “감사장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라 생리적으로 많이 참았다. 또 앞에 물도 꿀꺽꿀꺽 먹었더니 요의를 느꼈다”고 해명했다.
화장실 독백 논란에 대해서는 ‘수모를 당했다’라는 말은 정확히 했지만 ‘새파랗게 젊은 것’이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버릇대로 하면 ‘아유, 이거 못해먹겠다’고 하는 푸념이었던 것 같은데 그걸 ‘새파랗게 젊은’ 그렇게 길게 호흡을 할 수 없다”며 “저는 별로 잡아떼는 사람도, 성품도 아니다. 화장실에 누가 있으면 그런 이야기를 했겠나. 신 의원이 거기에 뻔히 있는데 그 사람 앞에서 무슨 그런 말을 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질의 태도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7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이니까 가급적 본인들이 발언을 많이 하지 않는가? (의원들이)자기식의 결론을 내리고 ‘그러냐, 아니냐’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하는데 사물이라는 게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 부연설명하면서 뭘 하려면 말을 끊고 말이죠”라며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한 “강하게 힘차게 이야기 안 하면 저 늙은이가 무슨 돈 것 같다느니 치매니 그렇게 면박을 막 주니까”라며 “의원은 그렇게 해도 되는 건가? 치매니 뭐니 그런 면박을 마구 해도 되는 건가? 인격모독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정교과서 초본을 먼저 보고 근현대사 비중을 줄이라고 집필진에 요구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정교과서 근현대사 민주주의 관련 기술에 대해 “소위 운동권 연표”라며 “소위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사로서,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아이들은 계속 소위 반항심 고취가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교과서 집필·편찬·심의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일반 회사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그 제품을)비스킷이라고 한다면 밀가루와 설탕의 배분 이런 걸 국민에게 중간중간 설명하는 게 아니고 제품이 나와서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정교과서가 비스킷이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비유하자면 그런 거다. 그러니까 일단 필자들한테 맡기는 것”이라며 “일주일분씩 써서 공개해가지고 올려서 또 하고,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집필진 비공개 방침에 대해 “37명이 동원됐다는데 누구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무슨 공산당 학습을 받았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중앙학연구원장직 자진사퇴 요구에 대해 “제가 무슨 정면에서 국회의원을 향해서 모욕을 한 것도 아니고. 힘들어서 못해 먹겠다고 하는 발언도 못하는가”라며 “저의 부덕한 조치로 회의가 늦어지고 그래서 죄송하다고 아주 포괄적으로 사과를 했다”며 자진사퇴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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