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개인적 착복 없었다”… ‘리베이트 종착지’ 의혹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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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파장

국민의당 비례대표 선거 비용 리베이트 사건이 당사자들의 해명과 주장이 엇갈리면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사진)은 14일 자신은 개인적으로 (리베이트를) 착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14차 당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에 참석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조사가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며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이 없다는 거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이 발언은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김 의원의 혐의는 2억 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자신이 관련된 회사를 통해 받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개인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이 돈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된다. 선관위는 리베이트 중 일부를 국민의당 관계자가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 측은 이 중 일부는 김 의원 관련 회사 계좌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베이트 수수와 사후 계약서 작성 등이 업계 관행이라는 국민의당 측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였던 홍보기획업체 ‘브랜드호텔’을 처음 만든 김 의원의 모교 지도교수는 “브랜드호텔이 인쇄업체 등에서 받은 1억1000만 원은 정당한 창작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靑실장-정무수석, 4일 만에 또 여야 방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왼쪽)가 1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이 실장과 김 정무수석은 10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의 협조를 구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靑실장-정무수석, 4일 만에 또 여야 방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왼쪽)가 1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이 실장과 김 정무수석은 10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의 협조를 구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지만 국민의당 창당 전부터 당명과 PI(Party Identity·당 상징물 디자인) 작업을 했던 브랜드앤컴퍼니 이상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업체(브랜드호텔)가 20억 원을 받아 제작업체에 19억 원을 주는 건 자연스럽지만 제작업체가 20억 원을 받아 기획업체에 1억 원을 주는 건 업계 관행과 너무 안 맞는다”고 했다. 브랜드앤컴퍼니는 애초에 자신들이 제작해 놓은 PI가 갑자기 바뀌는 과정에서 당과 사전 협의는 없었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김 의원 측이 만든 당 로고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지금 상황에서 바꾸는 건 무리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김 의원 측 회사에 일감을 넘긴 이 대표 측은 위약금 성격으로 국민의당에서 11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또 사후 계약서 작성이 업계 관행이라는 국민의당 측 해명에 대해서도 “작은 회사도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한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건 극히 드물다”며 “(이들의 해명이) 업계 공분을 사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다만 “국민의당 관계자에게서 리베이트를 요구받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은 적은 없다”며 “사전에 누구와 조율하거나 은폐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간 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의원에 앞서 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박모 전 브랜드앤컴퍼니 상무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더 있고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현격하게 차이가 나게 국민이 알게 되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선관위 고발과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 진상조사단 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법률가의 상식으로 보건대 그걸 (검찰이) 영장 청구하고 기소하면 검찰은 망신당할 것”이라며 “공소 유지가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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