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朝變夕改 면세점 정책… 정부는 면허장사에서 손떼라

  • 동아일보

관세청이 어제 면세점을 서울에 4개, 부산과 강원에 각각 1개씩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사업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연말 심사위원회가 결정하면 현재 21개인 전국의 시내 면세점은 27개로, 서울은 9개에서 13개로 늘게 된다. 정부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작년 11월 특허기간 만료에 따라 재심사를 받은 4개 중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이 구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작년에 서울 면세점 3곳을 늘린 데 이어 올해 또 4곳을 늘리는 이유를 정부는 한류 열풍에 따른 외국인 관광 특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작년에 더 늘리지 않았는지 한 치 앞도 못 내다본 정부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차라리 롯데와 SK를 탈락시키고 보니 2000여 명의 직원이 실직 위기에 몰렸고, 글로벌 면세점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솔직한 설명일 것이다.

조변석개(朝變夕改)식 정부 방침 때문에 SK는 5월에, 롯데는 6월에 영업을 종료했다가 다시 특허를 받아야 하는 비용을 치르게 됐다. 작년 7월 새로 진입 허가를 받아 막 영업을 시작한 한화갤러리아, HDC신라 등은 “서울 면세점이 과포화 상태”라며 “기존 사업자들이 자리 잡은 뒤 특허권을 내줘야 한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에서 다시 10년으로 늘리고, 웬만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자동 갱신을 허용하겠다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옛 통합민주당이 2013년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며 고쳤던 관세법을 다시 바꾸는 내용이다. 정부가 면세점 특허권을 쥐고 있는 한 이런 잡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처럼 요건만 갖추면 면세점을 열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없애야 한다. 그래서 경쟁력이 없는 면세점은 스스로 문을 닫도록 해야 글로벌 경쟁력도 생겨난다.
#관세청#면세점 추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