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20대 총선은 ‘사이다 선거’…‘민맹정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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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5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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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동아DB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동아DB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대해 “그야말로 ‘사이다’ 선거”라고 평했다. 사이다는 답답한 상황이 사이다를 마셨을 때처럼 시원하게 해결됐을 때 쓰는 인터넷 용어다.

박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 확보로 원내1당이 되고 국회가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바뀐 것에 대해 “한 마디로 정말 대한민국의 주인은 역시 국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상황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동의하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정부 여당과 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여러 경제파탄 실정에 대해 심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렇지만 (국민이)야당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신뢰를 준 건 아니다”라며 “어느 당도 독주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정부 여당도 야당도 모두 국민만을 바라보고 서로 경쟁하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번 총선 결과가 ‘정권심판’이라는 데 무게를 두면서 “국정교과서 강행, 국민의 합의 없는 위안부 협상, 권력연장을 위한 진박(진짜 친박근혜) 싸움, 세월호 진상조사 지연, 메르스 늑장 대응 등 국민의 이런 삶의 생생한 목소리에 눈 감고 귀를 닫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를 두고 국민의 목소리를 못 듣는 ‘민맹정치’라고 비난하며 “선거 때만 와서 진정성 없는 사과하고, 악어의 눈물 흘리고, 이벤트식 읍소하고, 이런 것은 안 된다”고 쓴 소리를 가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당을 향해서도 “(국민이 표를 준 건)더민주나 국민의당이 예뻐서가 아니다”라며 “독선, 독소, 오만을 견제하고, 민생과 경제를 잘 챙기고, 또 후퇴해 가는 민주주의 이런 걸 제대로 살려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더민주의 호남 참패에 대해서는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는 것처럼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호남의 선택은 더민주에 대해 회초리를 든 거다. 그래서 이번 성과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123석을 차지했지만 호남에서 참패한 더민주와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의 향후 관계 설정에 대해 “분열은 필패”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통합, 연대가 필요하다 본다”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권력에 맞서 두 야당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민생을 잘 챙기는 그런 목적을 향해 서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가 되길 바란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대권 준비 여부에 관한 질문에 “제가 똑같은 말 계속 하지 않았나? 지금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 이 문제 앞에서 모든 정치 지도자가 정말 마음에 결의를 다지고 그렇게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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