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탄두 경량화 실현” 첫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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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에 장착할 원형 탄두 공개… 국방부 “탑재할 만큼 소형화 못해”
美, 3월 셋째주 北비자금 동결 금융제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정도로 핵무기를 경량화 소형화했다고 처음 주장했다.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안이 발표된 지 하루 만인 9일 북한은 미사일 탄두에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 원형 핵탄두를 공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며 “핵탄(핵폭탄)을 경량화해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전략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들에 핵무기를 장착하기 위한 병기화 연구에 대해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은색 금속물질(폭발렌즈)로 덮인 직경 50∼70cm의 골프공 모양 핵탄두(핵폭발장치)를 공개했다. 김정은 뒤에는 이동식 ICBM인 KN-08이 있었다. 원형 핵폭탄이 2개 들어가는 KN-08 탄두의 설계도면도 같이 공개했다. 실제 핵탄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소형화에 진척이 있으나 미사일에 실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4일 “실전 배치한 핵을 언제든 쏘라”는 김정은의 발언을 내보낸 뒤 핵폭탄까지 공개한 것은 핵무기 개발 수준을 과시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공세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재무부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행정 부처와 정보기관을 총동원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권력 핵심의 숨은 비자금을 찾아 동결하고 몰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미국은 지난달 의회에서 통과된 대북제재법을 뒷받침하는 행정명령을 새로 발동해 다음 주부터 독자적인 대북 금융제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김정은#핵탄두#경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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