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동지가 현재의 적이 됐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자신의 더민주 행을 비판한 과거 ‘대선캠프 동지’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향해 “정치를 시작한 지 불과 몇 달도 안 된 거 같은데”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26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안대희 최고위원께서 정치를 시작한 지 불과 몇 달도 안 된 거 같은데 벌써부터 정치에 대해서 그런 회의를 가지시면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날 안대희 최고위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 수립을 도왔던 김 위원장을 두고 “경제 분야를 맡았던 그분이 최근 야당에서 정치하는 걸 보고 우리 정치의 서글픈 모습을 국민에게 또 한 번 보여드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활성화법안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한 ‘옛 주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본인 결정으로 하는 행위라, 제가 평가하려는 생각은 안 한다”라며 “그것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4·13 총선 승리 기준으로 현재 더민주당 의석인 110석 이상을 제시했다. 그는 “탈당한 분들도 있으니, 현재보다 한 석이라도 많아야 책임론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망은 과반수를 달성하는 것이나, 그것은 선거 결과에 달린 것이니 사전적으로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더민주의 의석수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기 전까지 127석이었으나, 최근 박지원 의원까지 18명이 당을 떠나면서 109석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문재인 대표의 총선 역할과 관련해 “백의종군 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표가 소망인 지금 다음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거기에 달려있다. 이번 총선에 책임론이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더민주와 정의당 간의 후보단일화나 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전날 회동을 하고 총선을 대비한 사실상 연대방침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선거가 한참 남았고 공천과정이 끝난 것도 아닌데 지금 미리부터 단일화를 얘기한다는 것은 순서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민주당은 민주당 나름대로 지향하는 바가 있고, 정의당은 정의당 나름대로 자기들의 가치를 가지고 앞으로 나올 것이다. 그것을 합해서 뭐가 공동으로 이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김상곤 혁신위원회에서 제시했던 ‘하위 20% 공천 배제안’과 관련해 “내가 보기에 (탈당하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추가 물갈이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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