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할말 다 했다”… 교과서-노동개혁 추진 의지 재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청와대 5자 회동]靑-與-野, 회동 이후 행보는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한다거나 예산 심사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22일 청와대 5자 회동 직후 문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의 간극만 재확인한 채 끝났지만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빈손으로 나온 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요구한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순순히 받아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국회를 볼모로 삼을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 靑, ‘국정주도권 계속 끌고 간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을 통해 박 대통령이 실속과 명분을 다 얻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을 다 했고 야당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본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어떤 양보도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일부 수도권 의원이 “국정화 논란으로 40대 중도층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후퇴는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회동 이전과 이후 국정화에 대해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서 국정화 여론이 다소 불리하게 흘러가자 박 대통령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국정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내부 전열을 정비해 ‘역사 전쟁’의 불씨를 계속 살려 나가야 하는 부담도 박 대통령이 떠안은 숙제다.

○ 김무성 대표, 박 대통령과의 공조 복원 노린 듯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것(회담) 때문에 경색될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 임기 5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대통령이 경제 한 번 살려보겠다고 법을 통과시켜 달라는데 어떻게 (야당이) 33개월 동안 발목을 잡고 안 해줄 수 있느냐”며 “내가 회담에서 이런 얘기를 하며 ‘너무한 거 아니냐’고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국 경색이 장기화할 경우 새누리당은 여야 대결구도를 ‘민생 정당’과 ‘민생을 발목 잡는 정당’으로 갈라치기 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청와대 회동이 김 대표의 당내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천 룰을 놓고 김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가 다시 충돌했던 국면에서 당청 간 ‘찰떡 공조’ 국면으로 전환하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당분간 박 대통령과 철저히 호흡을 맞춰갈 것으로 전망된다.

○ 새정치연합, ‘민생은 풀고 교과서는 시민과 함께’

새정치연합은 당초 이번 회동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회동이 소득 없이 끝났지만 문 대표가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 대표는 23일 오전 부산시와의 예산정책협의 일정도 취소하지 않았다. 문 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더 논의해봐야겠다”며 “우리가 할 일을 하면서 국정화 반대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민생은 풀어나가되 교과서는 시민과 함께’라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다는 빌미를 주지 않는 동시에 국정화 이슈라는 호재를 내년 총선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음 주에 국정화 반대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날 특위 회의에서는 여론전을 위한 국토종단, 단식투쟁, 자전거 전국 순례 등의 아이디어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당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대신 학계 및 시민사회와 손잡고 반대 여론전을 극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될 선거구획정 논의와 당내 공천 룰 논란 등이 국정화 여론전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동용 mindy@donga.com·강경석 기자
#청와대5자회동#5자회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