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日, 위안부 문제 풀고 미래 동반자로 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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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96돌 3·1절 기념사… 수교 50주년 관계개선 의지 표명
“역사, 편한대로 취사선택 안돼”… 과거사 태도변화 전제로 내걸어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역사 직시와 과거사 반성’을 전제로 “한국과 손잡고 미래 50년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고 제안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96주년 3·1절 기념식에서다. 올해가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라는 점을 감안해 대외 관계에서 전환점을 마련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 건설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이제 (한일이) 보다 성숙한 미래 50년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양국이 미래로 함께 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을 겨냥해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고도 했다. 미국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교수의 말을 직접 인용한 것이다.

공동 번영과 평화의 길로 가자는 대북(對北) 메시지도 다시 던졌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더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올해 중 남북 간 의미 있는 스포츠, 문화, 예술 분야 교류와 민생 차원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 정부는 순수 민간 교류를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사전 준비의 일환으로 우선 남북 철도의 남측 구간을 하나씩 복구하고 연결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내각과 청와대에 대한 인적 개편 작업을 매듭짓고 이날 중동 4개국 순방길에 나선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국가 개혁을 위한 노력에 국민 여러분도 하나 된 마음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단기적 처방과 해법으로는 안 된다”며 “경제를 활성화해 근본적인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운 길을 피해 갈 수도 있고, 적당히 돌아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길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 대통령#3·1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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