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친박 ‘비공개 靑회동’ 더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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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차례 이상 초재선들과 식사… 참석자 “현안 관련 자유롭게 대화”
김무성 “그렇게라도 소통, 좋은 일”… 이재오 “靑, 속좁은 정치 그만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청와대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 7명과 비공개 회동한 것 외에도 그동안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과 소규모 만남을 가져왔던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초선 의원들 4, 5명씩 그룹 지어 최소한 2차례 이상의 비공식 만남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 대상은 청와대가 ‘믿을 만하다’고 본 의원”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은 언론에서 주문하는 소통 행보를 지금까지 여러 형태로 해오고 있다”며 이 같은 기류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주로 당직을 맡고 있는 친박계 초·재선 의원 5∼7명을 따로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일정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가관’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면서 의원들을 설득했고, 참석한 의원들도 박 대통령에게 소통 활성화를 주문하는 등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 접촉에 적극 나선 것은 여당의 협조 없이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회동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의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말 그대로 소통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박 대통령과 친박계 회동이 특정 계파의 ‘세 결집’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는 따로 만나 대화할 기회가 많지 않으냐”며 “초·재선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건의도 하고 대통령은 국회에 당부도 하고 그런 자리였다”고 전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31일 자신만 빠진 채 비공개 ‘친박 회동’이 이뤄진 데 대해 “그렇게라도 만나서 소통하는 일은 좋은 일”이라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김 대표는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다 좋은데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일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가 환골탈태해서 속 좁은 정치를 그만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박근혜#친박#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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