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누구 말이 맞나]두사람 발언 상세분석 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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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사실여부… 정 “찌라시 모아 와” 조 “신빙성 60%”
보좌그룹 회동… 정 “만난 사실 없어” 조 “참석자 있어”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와 정 씨 동향 문건을 만들도록 지시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서로에게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여러 쟁점을 두고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무엇보다 문건의 신빙성 여부다. 정 씨는 “찌라시(사설 정보지)를 모아놓은 수준”이라며 “나를 옭아 넣으려고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보좌 그룹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문건의 신빙성은 60% 이상”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 문건을 작성한 박모 전 행정관(현 경찰 경정)이 당시 회동에 참석한 사람에게서 문건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보고했다는 점을 들었다. 박 대통령의 측근 보좌 그룹은 “통화 기록 제출을 포함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혀 회동 여부는 어렵지 않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정 씨와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이 4월 통화한 사실을 조 전 비서관이 공개한 것을 두고도 첨예하게 맞섰다.

조 전 비서관은 “정 씨와 만나지 않는다는 이 비서관이 정 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 씨는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비서관과) 연락한 것은 그때 딱 한 번”이라며 “연락하고 지낸다는 것은 오버(과장)”라고 반박했다.

당시 정 씨가 이 비서관과 통화한 것은 조 전 비서관을 만나고 싶었으나 조 전 비서관이 정 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시사저널은 정 씨 측이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 씨를 미행했다고 보도했다.

정 씨는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 조작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며 “이 때문에 조 전 비서관을 만나려 한 것”이라고 했다. 또 “(조 전 비서관이) 자신이 있으면 나를 만났어야 했다”고도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이 자신을 피했다는 뉘앙스였다.

이에 조 전 비서관은 “정 씨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해서는 “100% 오보”라며 “지만 씨가 정 씨 쪽 사람이라고 자처하는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조심하라는 말을 들은 정도”라고 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윤회 문건#비선 실세#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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