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中에 北내각제 전환 도와달라고 편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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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일 방한]
대북매체 “2013년초 보낸 서한 적발… ‘김정은 동의’ 자백 되풀이해 처형”

북한 장성택이 지난해 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허락 아래 중국 지도부 앞으로 “북한 체제를 노동당 중심이 아닌 내각 중심구조로 바꾸겠다”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는 3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편지는 지난해 12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공개돼 장성택을 해임한 뒤 곧바로 체포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고 밝혔다. 장성택은 체포된 지 4일 만에 처형됐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장성택은 “김일성 동지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수상(총리) 중심의 내각체제를 통해 국방을 우선으로 경공업과 농업을 다 같이 발전시킨 것인데 지금의 당 중심 체제에선 모두 사상사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김정은 동지를 당 총비서로, 나를 내각 총리로 하는 내각 중심제로 바꾸고 경제를 발전시켜 김정은 당 총비서를 영원한 수령으로 모시는 중국의 이웃이 되겠다. 도와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특히 장성택은 국가안전보위부 조사 과정에서 이 편지가 “김정은이 동의해 적극 밀어준 편지”라는 자백을 되풀이하다가 즉결 처형됐다고 한다. 뉴포커스는 “현재 당 간부들 사이에서 장성택 편지 사건은 ‘헤이그 밀사사건’으로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고종이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보내 을사조약이 무효임을 주장하려다 실패한 것을 빗댄 말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장성택#내각제#대북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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