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스포츠 정치?… 응원단 참가여부는 안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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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 파견” 공식발표… 정부 “공동응원 등 검토할 수도”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 응원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이설주(원 안). 4년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결혼했다. 인천시청 제공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 응원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이설주(원 안). 4년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결혼했다. 인천시청 제공
북한이 9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23일 오후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2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의 한국군 함정 인근을 포격했고 23일 오전까지 포격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서해를 박근혜 불한당들의 첫 무덤으로 만들겠다”며 군사적 공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강온 양면전술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극렬한 대남 비방과 군사적 공격 위협을 지속하던 북한이 한국 정부로 하여금 자신들의 의도를 복잡하게 해석하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 계획을 내놓은 것이 긴장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인지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스포츠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지 기반을 확보하는 ‘스포츠 정치’를 해왔다는 점에서 아시아경기대회도 그런 기회로 이용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이 참가한다는 것을 아시아올림픽 이사회에 공식 통보했으며 경기대회 참가에 필요한 신청을 곧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1월 남녀 축구대표팀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은 어렵지만 개회식 때 남북한 팀의 공동 입장, 공동 응원, 단일기 사용 등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참가했던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북한의 ‘미녀 응원단’ 공연이 큰 화제가 되면서 북한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바 있다. 북한은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했다. 특히 2005년에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응원단의 일원으로 방문했다. 북한은 이번 발표에서는 응원단 참가 여부를 밝히진 않았다.

인천시는 “북한 선수단의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크게 환영한다”며 “북한의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가 남북 화해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인천 아시안 게임#북한 응원단#스포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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