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은 심장, 내가 먼저 쓴 표현”… 김황식 “그 얘기는 오래전부터 쓰던 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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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후 첫 만남부터 기싸움

웃고 있지만…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왼쪽)와 정몽준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김 전 총리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만나 웃고 있다. 출마 선언 후 처음 마주한 두 사람은 경선 방식 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웃고 있지만…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왼쪽)와 정몽준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김 전 총리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만나 웃고 있다. 출마 선언 후 처음 마주한 두 사람은 경선 방식 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7일 처음으로 마주했다.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6층 김 전 총리 캠프에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전날 출마 선언 후 김 전 총리가 정 의원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김 전 총리를 방문하겠다고 역제의를 했다.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언론에 8분 정도 공개된 만남에서도 ‘뼈 있는 말’이 오갔다.

○ ‘뼈 있는’ 상견례

정 의원이 김 전 총리의 출마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서울이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표현, 참 좋은데 제가 2주일 전에 먼저 썼거든요”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자 김 전 총리는 “서울이 대한민국 심장이란 얘기는 오래전부터 쓰이는 단어인데 최근에 쓰셨다면…”이라며 받아쳤다.

이어 20여 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도 긴장감은 지속됐다. 정 의원 측 이사철 전 의원과 김 전 총리 측 이성헌 전 의원이 권역별 순회경선을 두고 한 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인 것이다. 관례대로 ‘원 샷’ 경선을 하자는 정 의원 측에 대해 흥행몰이를 위해 4개 권역별 순회경선을 하자는 김 전 총리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두 후보가 “오늘은 이 얘기를 하러 온 게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서 일단락됐다.

○ 굳히기냐, 뒤집기냐

앞으로 지지율 추이에 따라 ‘정몽준의 굳히기냐, 김황식의 뒤집기냐’가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달 초가 승부를 가를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7선 국회의원과 대선후보를 지낸 정 의원이 높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김 전 총리에 비해 한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에 비해 지지층 결집에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에 대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의 거부감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박 측에서 보기엔 정 의원의 부상은 대선후보의 조기 가시화라는 면에서 부담이 된다”며 “친박 주류가 장악한 당내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김 전 총리가 가진 표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과 호남 출신 여당 후보라는 특수성이 본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출마 선언이 너무 늦었고 이명박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어제 출마 선언에서 “4대강 사업 자체는 필요했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명박 정부(MB)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MB 인사인 김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정몽준#김황식#서울시장#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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