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에 미사일 발사대 신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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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위성영상 판독 결과 공개

북한이 전역에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재가동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 6자회담 등 대화에 나서라고 압박하면서 대화 요구가 먹히지 않을 경우 연말이나 내년 초 4차 핵실험이나 추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핵·미사일 프로그램 능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는 28일(현지 시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에서 새로운 발사대로 추정되는 대규모 시설의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달 9일 촬영된 상업 위성 영상 판독 결과를 토대로 “8월에 포착됐던 발사대와는 다른 이동식 발사대로 추정되는 지점이 관측됐다”며 “미사일 조립 건물 등에서 이 지점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도로와 2개의 새로운 다리도 건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인공위성 궤도 진입을 명분으로 태평양 상공으로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린 곳이다. 38노스는 지난달에도 “북한이 올해 8월 서해 미사일 기지에서 엔진 연소 실험을 했다”고 위성 사진 판독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들어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에 따르면 현재 영변 핵시설 단지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위한 추가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변에 있는 5MW급 원자로가 재가동됐다는 데는 한미 정보 당국도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은 이곳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활용한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4차 핵실험을 위한 새로운 갱도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미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경제 제재 완화 등 국제사회의 양보를 요구하며 동시에 핵 기술 축적에 필요한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이다. 최근의 핵·미사일 활동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실력 행사의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움직임은 한미 당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중국과 미국 내 일부 대화파에게 명분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8일 워싱턴을 방문해 6자회담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과거 북핵 정책 책임자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와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에 기고문을 싣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등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사전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지금까지와 같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하겠다. 새로운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북한#미사일#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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