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검찰 어쩌다 이 지경 이르렀나…‘정치는 순간’인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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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 지사. 동아일보DB
홍준표 경남도 지사. 동아일보DB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검사 출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1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와 관련한 검찰 내부의 충돌 사태에 대해 "검찰이 다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우려했다.

홍 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잇따라 글을 올려 "어쩌다 대한민국의 검찰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안타깝고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는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전격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그의 지휘 책임자였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나란히 출석해 국정원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여부, 국정원 직원 긴급체포 및 공소장 변경 과정의 정식 보고 여부 등을 놓고 정면으로 격돌했다.

윤 지청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공소장 변경을 조 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의) 확인된 트위터 계정과 관련된 내용물을 보고서에 담아 신속한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에 적시하고, 향후 수사계획까지 적어 15일 저녁 검사장(조 지검장)댁에 들어가 보고 드렸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변경과 관련해서도 "네 차례에 걸쳐 검사장의 재가를 받았다"며 "공소장 변경은 부장 검사 전결이라 검사장의 서면 결재가 필요하지 않다. 법적으로나 검찰 내부 규정으로나 전혀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지검장은 보고와 관련해 "사적인 대화를 했을 뿐 정식보고가 아니었다. 깊이 검토하자고 돌려보낸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지청장은 다시 "'검사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야당이 이걸 갖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얘기하겠나', '정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내면 해라' 등의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관련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조 지검장은 "검사 한 사람의 검찰 조직이 아니다. 모든 일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검찰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윤석열 지청장의 보고에서 있었던 것은 작은 하자나 흠결이 아니다. 윤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 저의 지휘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불거진 윤 지청장의 '항명' 논란과 관련해 "사전에 부당한 압력이 없었음에도 내부 보고 절차 없이 수사를 진행하였다면 그 검찰 간부의 독선이 문제될 것이고 부당한 압력이 있어서 보고 절차를 생략했다면 그 검찰 간부의 행동은 정당화될 것"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인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 불편부당함이 생명이거늘 편향된 시각으로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검찰 간부들의 행태는 참으로 가관이고 유감스럽다"며 양측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서로 헐뜯지 말고 자중해야 한다. 정치는 순간이고 법치는 영원하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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