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설비 파손 지켜봐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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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무산에 입주기업인들 절망 “6월중 점검못하면 70% 망가지는데…”

속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절망이 커지고 있다. 문창섭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비대위 사무실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속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절망이 커지고 있다. 문창섭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비대위 사무실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부가 이렇게 국민 재산이 망가지는 걸 방치해도 됩니까? 북측에 대해선 원래 기대도 없었지만 ‘격’은 나중에 따지고 당장 회담에 응해야 합니다.”(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남북 당국회담 무산으로 개성공단 통행 재개에 대한 희망이 무너지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양측 정부에 대해 참았던 원망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자 지난주 해외 공장을 물색하려고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을 다니다 남북 당국회담을 지켜보기 위해 11일 오후 귀국했으나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허탈해했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고 통행 제한을 하는 나라는 없다”며 “결국 북한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설비다. 문창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이달 중 설비점검팀이 못 들어가면 기계의 70∼80%가 망가져 복구하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당국회담과 별개로 개성공단 문제를 따로 논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가 장기화되자 한국수출입은행에 남북경협보험금을 신청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11일까지만 해도 경협보험에 가입한 141개 기업 중 보험금을 신청한 기업은 3곳에 그쳤지만 회담 무산이 알려진 12일 9개 기업이 새로 신청했다. 경협보험은 기업이 투자한 자산의 피해에 대해 최대 70억 원까지 보상해준다.

경협보험금을 받는 것은 사실상 개성공단 철수를 의미한다. 보험금을 받는 즉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자동으로 자산을 포기해야 한다. 개성공단에 다시 입주하려면 받은 보험금을 반납해야 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개성공단#입주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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