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후폭풍]북한군 지휘부 건물 창문까지 초정밀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 국방부, 함대지-잠대지 순항미사일 공개

국방부, 함대지-잠대지 순항미사일 공개
국방부는 14일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기지와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인 순항(크루즈) 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이자 군사적 대응 조치의 일환이다.

이날 공개된 미사일은 한국형 구축함(4400t)과 214급 잠수함(1800t)에서 각각 발사되는 함대지(艦對地) 잠대지(潛對地) 미사일이다. 군 당국이 공개한 5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공해상의 구축함과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사각형 건물 모양의 표적 측면과 지붕을 정확히 타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지난해에 실전 배치된 이 미사일들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현무-3C 미사일을 구축함과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최대 사거리는 1000∼1500km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산 앞바다에서 발사하면 평양의 북한군 지휘부 건물의 창문은 물론이고 북-중 접경지역의 핵·미사일기지까지 몇 m 오차 이내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축함엔 30기 이상의 함대지 미사일이 탑재돼 다수의 적 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잠대지 미사일은 아군 잠수함이 북한의 근해까지 은밀히 침투해 발사할 수 있어 기습적인 보복 타격이 가능하다.

군은 이날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이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했다. 해군은 구축함과 호위함, 해상초계기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해상기동훈련을 동해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16일까지 실시한다. 공군은 주한 미 7공군과 함께 북한의 도발을 상정해 F-15K, KF-16 전투기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육군도 15일부터 강원도 중부전선의 포병 사격장에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등이 참가하는 화력점검 훈련을 진행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중부지역의 육군 유도탄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가 가진 미사일로 초전에 적의 맥을 끊고, 마지막에 적의 숨통을 끊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유사시 대북 타격 계획을 보고받은 뒤 “북한은 나라 전체가 전망이 없는 불량국가다. 핵실험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도발할 것이다”라며 만전의 태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나세르 주데흐 요르단 외교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위협이 되는 만큼 유엔 차원의 신속하고 강력하며 믿을 만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4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제재 결의를 신속하게 채택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이 독자적인 대북 금융제재를 실시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일본 중의원(하원)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참의원(상원)도 15일 비슷한 결의를 채택할 예정이다.

윌리엄 제퍼슨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14일 오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66개국이 규탄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도 포함됐다.

반면 북한은 14일에도 국제사회의 제재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권리까지 주장하며 위협 발언을 계속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정론에서 “제국주의가 핵무기를 잡으면 우리도 핵무기를 잡아야 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 우리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해 원수들에게 공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의 군인과 주민이 참석한 군중대회를 열고 제3차 핵실험의 성공을 자축했다고 조선중앙방송 등이 보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도쿄=배극인 특파원 ysh1005@donga.com
#국방부#핵실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